"가상화폐로 건물 사고팔고…부루마불 게임, 가상세계로 옮겼죠"


(인터뷰)손우람 리얼리티리플렉션 대표…가상 부동산 게임으로 AR 시장 공략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8 오후 4:11:49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난 7일 서울 성수동 리얼리티리플렉션 사무실. 정문에 들어서자 노란색 세상이었다. 일반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파티션이 아닌 노란색 박스 받침대로 사무실을 꾸몄다. 직원들 옷차림도 자유롭다. 손우람 대표도 티셔츠 차림으로 개발자들과 증강현실(AR) 게임의 서비스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기자와 마주했다. 
 
손우람 리얼리티리플렉션 대표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손 대표는 영상 및 3D 스캐닝 전문가다. 삼성전자에서 4년간 근무하며 디지털카메라 담당 부서에서 영상처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3D 프린팅이 기술적으로 화두가 될 무렵, 손 대표는 회사를 나왔다. 삼성전자에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사람의 형태를 정밀하게 3D로 표현하는 스캐너와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이후 2014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스캐너를 전시했고 이를 눈여겨본 노정석 현 리얼리티리플렉션 CSO(최고전략책임자)와 의기투합해 2015년 4월 회사를 세웠다. 
 
두 사람은 정밀하게 사람을 스캐닝해 최대한 실사와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가상현실(VR) 시장을 겨냥한 조치였다. 2016년 VR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부쩍 늘었다. 당시 SK텔레콤과 벤처캐피털 스톤브릿지로부터 39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외에도 투자가 이어지면서 총 누적 투자금은 41억원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의 콘텐츠를 고민하던 SK텔레콤은 리얼리티리플렉션과 인공지능(AI) 홀로그램 기기 '홀로박스'를 제작했다. SK텔레콤이 자사의 AI 플랫폼 '누구'와 AR·VR 제작 플랫폼인 'T 리얼 플랫폼'을 제공하고, 리얼리티리플렉션은 홀로박스에 들어가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양사가 만든 홀로박스 초기 모델은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8에서 SK텔레콤 부스에 전시돼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다. 아직 홀로박스의 정식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기기뿐만 아니라 기기 속의 다양한 캐릭터를 판매한다면 수익 모델이 다양해질 수 있다. SK텔레콤과 캐릭터를 제공한 리얼리티리플렉션, 인기 한류스타를 보유한 기획사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리얼리티리플렉션이 제작한 3D 캐릭터. 사진/리얼리티리플렉션
 
국내 VR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써야 하고, 콘텐츠도 부족하다. 이에 손 대표가 떠올린 것이 AR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부동산 게임 '모스랜드'다. VR과 AR은 제작 기술이 크게 다르지 않아 도전이 어렵지 않았다. 모스랜드는 스마트폰을 통해 실제 건물을 보고 그 건물에서 체크인을 한다. 체크인을 가장 많이 한 사용자는 건물의 소유권을 얻을 수 있다. 건물에 광고도 붙이며 꾸밀 수 있다. 건물 매매는 가상화폐로 이뤄진다. 매매 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회사의 수익 모델이다. 전통적인 인기 보드 게임 부루마불을 가상세계로 옮겨놓은 셈이다. 
 
리얼리티리플렉션은 올 초 ICO(가상화폐 공개)를 진행했다. 회사는 게임에 쓰일 가상화폐에 '모스코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스랜드는 아직 미완성이다. 회사는 내년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이미 약 2300명이 참여하는 게임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참여자가 거래 상태를 공유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게임에 녹아든 것이다. 커뮤니티 참여자의 연령대와 직업도 다양하다.
 
손 대표는 모스코인이 게임에서 제대로 쓰이는 가상화폐가 되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다. 많은 가상화폐들이 본연의 목적이 아닌 단순한 가치 상승을 위한 거래용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는 "모스코인은 게임이라는 명확한 사용처가 있다"며 "본래 서비스 용도로 제대로 쓰이는 블록체인 가상화폐의 모범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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