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관 들어설 옛 기자촌, 예술메카 되나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9 오후 6:10:23

국립 한국문학관이 옛 기자촌(은평)에 들어섭니다. 오는 2022년까지 60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립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이번 문학관 부지 결정은 다수의 문학인과 국민들의 접근성, 주변 문화예술 시설과의 시너지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문학관 내에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의 정체성을 이루는 문학 자료를 수집, 보존할 예정이며 디지털, 온라인, 모바일 문학과의 기능도 구현할 예정입니다.

문학관은 북한산이 병풍처럼 감싸는 곳에 위치하고, 바로 10m 근처에 북한산 둘레길이 연결돼 자연을 벗삼아 노닐기에 그만인 공간이 될 전망입니다. 부지가 세워질 기자촌의 역사부터 이번 부지 결정의 의미와 상징성, 앞으로의 정부 플랜 등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1.은평, 해방과 전쟁 직후 문학의 보고

국립한국문학관, 은평 ‘옛 기자촌’ 부지에 짓는다
(문화일보 읽어보기)

이번에 선정된 기자촌 지역은 1960년대 정부가 한국기자협회 소속 무주택 기자들을 위해 조성한 언론인 보금자리로 기자 출신 문인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은평뉴타운으로 변신했다. 구는 이 지역에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위해 2016년 김우영 전 구청장부터 김미경 현 구청장에 이르는 3년가량 동안 공모 신청, 서울주택도시공사(SH) 협의, 문학관 유치 추진위원회 구성, 기자촌 홈커밍데이, 은평구민 문학관 유치 지지서명(28만 명 참여) 등 전 구민과 합심해 노력했다. 여기에다 지역 국회의원인 박주민·강병원 의원 등도 힘을 보탰다.

=은평은 과거 문학의 선대들이 작품활동을 이어온 거점이었습니다. 해방과 전쟁 직후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던 문인들이 이 곳에 터를 잡고 글을 썼습니다. 

대표적인 시인으로는 현대시의 새 지평을 연 정지용, 한국 문학의 거장 최인훈과 이호철 등이 이곳에서 문학 세계를 일궜습니다. 정지용은 납북되기 전인 1948~1950년 녹번동에 살며 시를 썼고, 최인훈과 이호철은 각각 '광장'과 '남과 북'을 이곳에서 집필했다 합니다.

1969년 이후로는 정부가 집이 없는 기자들에게 이 곳에 터를 내주며 기자촌이 만들어졌습니다. 기자 출신의 문학인까지 이곳에서 나고 자랐는데, 대표적으로는 김훈이 있습니다. 김훈은 이 곳에서 소설가였던 아버지 김광주에게 문학 수업을 받았다 합니다. 한국문학관 부지가 결정되기 전에도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문학 보고'였던 셈이죠.

국립한국문학관 부지로 선정된 서울시 은평구 기자촌근린공원 전경.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한반도 평화 시대, 문화 르네상스 거점될까

한국문학관 품는 은평, 예술 메카로 떠오른다
(서울신문 읽어보기)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8일 “2025년쯤이면 은평구 진관동에는 국립한국문학관을 필두로 예술인 마을, 통일의 염원을 담은 통일 박물관, 고 이호철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이호철 문학관 등이 함께 자리하게 된다”며 “‘양천리’(의주에서 천리, 부산에서 천리라는 뜻)라는 지명처럼 한반도 정중앙이자 경의선 출발지인 은평구는 앞으로 평화통일시대 문화 르네상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큰 구상을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 은평 옛 기자촌에 짓는다
(동아일보 읽어보기)

2022년 개관을 목표로 608억 원을 들여 연면적 1만4000m² 규모로 짓는 한국문학관에는 수장고 및 보존·복원시설, 전시관, 교육 및 연구시설, 열람실, 공연장,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문체부는 대표적인 서지학자이자 문학 자료 소장가인 고 하동호 공주대 교수가 모은 도서 3만3000여 점과 유물 100여 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유물에는 채만식의 소설 ‘탁류’ 초판본(국내 유일본),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초판본, 한설야의 소설 ‘탑’ 초판본 등 가치가 높은 자료가 여럿 포함됐다.

=문학관 내에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의 정체성을 이루는 문학 자료를 수집, 보존할 예정이며 디지털, 온라인, 모바일 기능도 구현할 예정입니다. 은평구청장은 근처에 통일박물관과의 연계시켜 향후 한반도 평화시대의 문화 구심점 비전까지 내세우고 있는듯 합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제화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3.북한산 자락에 '문화 예술 커넥트' 역할도 기대 

한국문학관 품는 은평, 예술 메카로 떠오른다
(서울신문 읽어보기)

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설 자리는 수려한 산세를 펼치는 북한산 자락을 배경으로 부지가 1만 5136㎡에 이르는 드넓은 공간이 큰 장점이다. 북한산이 문학관을 감싸는 병풍이자 안뜰이 되는 셈이다. 문학관 부지에서 10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바로 북한산 둘레길이 연결돼 문학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둘레길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자연 친화적인 환경도 큰 장점이지만 부지 주변에 문화콘텐츠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도 강점이 될 전망입니다. 천년된 고찰 진관사를 중심으로 북한산 문화체험특구가 조성돼 있고,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금암미술관, 천상병 시인, 중광스님, 이외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셋이서문학관 등도 자리해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한국고전문학번역원이 종로구 구기동에서 이곳에 새로 터를 잡아 향후 문학관과 연계 사업을 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문학관 부지 아래에는 과거 기자촌을 연상시키 듯 예술인마을도 꾸며질 계획이라 합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제화상회의실에서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문체부

4."섣부른 결정" 논란 불씨는 여전

은평 기자촌, 한국문학관 용지로
(매일경제 읽어보기)

은평구 기자촌으로 문학관 용지가 확정됐지만 논란이 종식될지는 미지수다. 먼저 은평구 기자촌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다.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 신분당선을 연장해 '기자촌역'을 만들겠다는 은평구청의 계획도 문학관 완공 3년 후에나 가능하며, 올해 7월에서야 예비타당성 조사가 개시된 정도다. 아울러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용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위원회 내부에서도 여전하다. 

국립한국문학관, 은평 옛 기자촌에 짓는다
(동아일보 읽어보기)

염무웅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용산 부지는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나오지 않아 한국문학관을 짓는 데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한국문학관 건립이 오랜 기간 표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시영 부위원장도 “좋은 위치인 용산을 선정하기 위해 각 부처에 요청했고, 대통령 면담도 여러 차례 신청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며 “기자촌 부지는 성에 차지 않지만 이렇게라도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부지 결정에 대해 일각에선 여전히 접근성과 상징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조차 당초 선정했던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지가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된 걸 상기하는 걸 보면요. 
이번 부지 결정에 대한 논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도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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