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다스 프리스트 “'록의 시대' 끝났다고? 동의하지 않는다”


관객들 '열정'이 록에 멋진 미래…“투어를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시켜준다!”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30 오후 4:52:2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980년대 아메리카 대륙을 ‘헤비메탈 아이콘’ 메탈리카가 지배했다면, 유럽 대륙은 ‘메탈 신’이라 불리는 주다스 프리스트(롭 핼포드<보컬>, 이안 힐<베이스>, 글렌 팁톤<기타>, 리치 포크너<기타>, 스콧 트라비스<드럼>)의 차지였다.
 
이들의 날카로운 기타 속주와 화려한 드럼 연주, 차가운 금속성의 보컬은 헤비메탈의 교본으로 불렸고, 동시대부터 후배 밴드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선보인 가죽 의상과 금속 장식, 모터사이클 룩은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징표이기도 했다.
 
1990년대 롭 핼포드(보컬)의 일시적 탈퇴로 90년대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2003년 재결합한 밴드는 2010년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메탈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하는 등 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겨왔다. 
 
'브레이킹 더 로(Breaking the Law)', '리빙 애프터 미드나잇(Living After Midnight)' 등이 수록된 앨범 '브리티쉬 스틸(British Steel)'과 상업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앨범 '스크리밍 포 벤전스(Screaming for Vengeance)' 등은 메탈 전성기를 이끈 이들의 대표작이다.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데뷔 44년을 맞은 올해는 18집 ‘파이어파워(Firepower)’를 발매하고 월드투어에 나서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29일 이 ‘살아있는 메탈 전설’의 일원 이안 힐(Ian Hill·베이스)을 서면 인터뷰로 만나봤다. 그는 과연 그들의 사운드만큼이나 묵직하고 터프한 문체의 소유자였다. 다만, 한국에 관한 몇 가지 질문에는 다정하고 따스한 온정도 품고 있었다.
 
밴드는 늘 ‘지난 앨범보다 나은 앨범을 만들자!’는 마음가짐으로 작업에 임한다. 올해 초 발매된 ‘파이어파워(Firepower)’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안은 "동료들과의 훌륭한 협업으로 ‘아주 멋진(awesome)’ 앨범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글렌이 나와 스콧에게 데모를 보내줬다. 대략적으로 들어봤는데 훌륭한 앨범이 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이크 엑서터 엔지니어와 톰 알롬, 앤디 스닙과 같은 뛰어난 프로덕션 팀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우린 모두 훌륭한 연주를 했고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 내한 공연 모습. 사진/뉴시스
 
이안은 밴드의 대표작으로 주저 없이 ‘브리티시 스틸(British Steel)’을 꼽는다. 주다스 프리스트와 관련된 모든 것이 분명해진 앨범. 이안의 가슴 속엔 이 앨범 작업 당시 두근거림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 앨범의 레코딩 작업은 영국 애스컷 스탈틀링 스튜디오에서 진행됐었다. 이 곳은 ‘티튼허스트 파크’라 불리는 조지 왕조 시대의 대저택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비틀스의 존 레논으로부터 링고 스타가 사들여 소유했던 저택으로, 그런 사실 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앨범 작업에 참여한 프로듀서 톰 알롬은 그때 처음 만났다. 당시 레코딩은 대단히 좋은 경험이었고 우리는 여전히 그 작업들을 회상하곤 한다.” 이안은 밴드를 정의할 세 곡으로는 ‘빅팀 오브 체인지스(Victim of Changes)’와 ‘페인킬러(Painkiller)’, ‘비포 더 던(Before The Dawn)’을 꼽기도 했다.
 
2010년 ‘디시덴트 어그레서(Dissident Aggressor)’ 앨범의 그래미어워즈 수상은 이안에게도, 밴드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18년 전 수상 심경을 묻는 말에 그는 “정말로 뜻밖의 일이었다. 사실 새로운 앨범으로 상을 받길 바라고 있지만, 그런 바람을 대신해 그때 수상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과거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 모습. 사진/뉴시스
 
그래미는 이들의 공로를 인정했으나, 최근 세계적으로는 ‘록의 위기’라는 말도 심상치 않게 들려온다. 국내에선 EDM이나 힙합에 밀려 대형 록 페스티벌까지 사라지는 추세고, 음악을 접는 젊은 록 뮤지션들도 많다. ‘록’이라는 한 길만 걸어온 ‘장인’으로서 이안의 생각이 궁금했다.
 
“록의 시대가 끝났다거나 그런 비슷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 경험상으로는, 우리가 연주하는 페스티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기는 관객이 있고, 그 중엔 젊은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나는 록과 헤비메탈에 멋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음악가들에게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여러분이 할 수 있는 한 인내심을 갖고 계속 발전하기를. 좋은 결과물을 만들다 보면 결국 누군가가 당신들을 곧 알아차릴 것이다.”
 
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일부 멤버 교체 등 변화도 많았다. 그럼에도 44년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비결로 이안은 멤버들이 지닌 ‘패밀리즘’을 꼽는다. 이들은 음악적 견해가 다를 때에도 서로 이해와 사랑을 나누는 ‘가족’처럼 함께 한다. 
 
“뮤지션 뿐 아니라 팀에 속해 있는 모두가 가족으로 여겨진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정말로 가족이고, 매우 긴 시간 동안 그래왔다.”
 
주다스 프리스트 내한공연 포스터.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12월1일 서울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는 월드투어 차 내한공연을 갖는다. 2008년 첫 단독 내한 공연과 2012년 에피탑 투어, 2015년 리디머 오브 소울스 발매 기념 투어 이후 4번째다. 10여년 간 꾸준히 한국을 방문한 이안은 “한국 사람들을 사랑한다. 감사하게도 항상 한국을 찾을 때마다 큰 환영을 받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몇십년 동안 여러분의 나라가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여러분의 에너지와 강한 의지의 결과라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공연을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스케줄 때문에 한국에서의 시간을 충분히 늘 갖진 못했다. 불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공연은 ‘Firepower’ 앨범 신곡과 예전 앨범 수록곡들, 팬들이 좋아하는 곡들까지 적절히 조화시킨 셋리스트가 될 것이다. 한국 팬 모두에게 사랑을 전하며 여러분에게 연주를 들려줄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
 
리치 포크너(38), 스콧 트라비스(57)를 제외하면 멤버들은 60~70대의 고령이다. 멤버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글렌 팁톤(71)은 파킨슨병을 진단받고 올해 투어에 불가피하게 합류하지 못했다. 다른 멤버들도 고령의 나이로 무대에 서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일 터. 건강과 체력이 괜찮은지 묻자 이안은 느낌표가 담긴 문장 하나로 모든 상황을 정리했다.
 
“투어를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시켜준다!” 여전히 ‘메탈 신’은 건재하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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