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줄줄이 임기 만료…연임 기상도는


메리츠종금·하나금융투자 유력…KB·신한·한화 미지수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2-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가 줄줄이 다가오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사업 구조의 혁신 등이 필요한 시점이란 인식이 커지는 상황이라 예상보다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선두권 업체를 중심으로 새 틀 짜기가 나타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변화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내년 3월 말 정기주주총회까지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KB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7곳이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대표이사가 2명이라 임기가 끝나는 CEO는 총 9명이다.
 
(왼쪽부터)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이 중 한국투자증권은 유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정일문 부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을 완전히 깨뜨린 결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유 사장의 연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유 사장이 CEO를 맡은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흑자를 지속했고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0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3%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 가운데 가장 높았다. 3분기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IB와 자산운용, 위탁매매, 자산관리 등 전 부문이 균형을 이룬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도 상위권 증권사로 자리 잡으면서 해외 사업 기반도 탄탄하게 다졌다.
 
대표이사 교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역대 최고 실적을 낸 올해를 변화의 적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일문 CEO' 체제는 IB 부문 강화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정 부사장은 30년 가까이 IB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한국투자증권이 IPO 강자로 올라서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조웅기 사장을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조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대신해 국내 사업을 챙기고 있어 교체 가능성은 없다는 전망이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도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취임 당시 자기자본 5000억원대였던 중소형 증권사를 3조원이 넘는 대형사로 키웠고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는 등 메리츠종금증권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다.
 
(왼쪽부터)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도 교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투자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IB 강화를 위해 지원을 요청한 이 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나는 KB증권 윤경은·전병조 사장은 연임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합병 후 회사를 잘 이끌어왔고 실적도 양호하다는 점에서는 교체 명분이 크지 않지만 각자 대표체제를 깨고 단독대표로 간다는 얘기도 나왔고 경쟁사들이 IB 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KB증권에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실적만 보면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권 사장 취임 후 적자에 시달리던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성과는 연임을 보장받기 충분하지만 '남산 3억' 문제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법무부 산하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달 신한금융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 측에게 3억원을 전달했다는 '남산 3억'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임원을 위증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권고했다. 김 사장은 여기에 포함됐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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