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의 인권이야기)노동탄압에 나서는 정부를 걱정한다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2-05 오전 6:00:00

정부는 ‘노동존중’의 약속을 버리기로 했다. 경제지표가 계속 악화되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50% 밑으로 곤두박질치는 상황을 맞자 위기 탈출의 희생양으로 민주노총을 지목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이 민주노총 때리기에 나서면서 정부의 노동계에 대한 입장의 선회가 진행 중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지난 11월22일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회사 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이걸 11월29일 조선일보가 보도하기 시작하자 보수언론들이 노조를 비난하는 기사를 일제히 게재했다. 보수언론의 기사는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폭행 사건을 민주노총 전체로 매도하였고, 민주노총은 일순간에 폭력집단으로 변해 버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경찰을 몰아세웠다. 경찰이 공권력을 엄정하게 집행하지 않아서 산업현장에서 폭력이 끊이지 않는다는 논조였다.
 
그러자 여당 대표가 이를 정치쟁점으로 만들더니 노동부장관, 경찰청장, 행안부장관이 잇따라 강경대응방침을 발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쟁의과정에서 노동관계법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법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라.”고 발언했고,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대응 지침에 미진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며 “물리력 행사 지침을 미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년 동안 유성기업은 노동탄압의 종합판이었다. ‘노조파괴’의 대명사격인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그대로 적용되었던 곳이 유성기업이었다. 2011년 5월에는 회사가 고용한 용역이 모는 차량이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 13명을 치어 중상을 입히고도 뺑소니를 쳤다. 그런데도 그 용역들은 불구속 기소되고 집행유예를 받는 것으로 끝났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연봉 7000만원을 받는 노동자들이 파업한다고 비난했다. 연봉 7000만원은 야간, 잔업특근을 밥 먹듯이 25년간이나 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이었음이 드러났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유성기업에서는 노동자들에 대한 폭행과 잔인한 노조파괴가 계속되었다. 그 과정에서 노조원 한광호가 숨진 게 2016년이었다.
 
유성기업 노조는 노조원 300명 밖에 안 되는 작은 노동조합이다. 이들이 폭행을 당하고,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당할 때 경찰은 회사와 공모자가 되었고, 검찰은 회사의 수천 건의 고발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수사에 나서 입건, 구속하고 기소하기에 바빴다. 법원은 검찰의 기소 내용대로 노조원들에게 강력 처벌하기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노조의 항의에도 움직이지 않은 채 회사에 면죄부만 발행했다.
 
이 정부에 들어와서야 유시영 회장이 처벌을 받아서 징역 1년2개월을 살고 나왔고, 최근 구속집행정지된 창조컨설팅의 심종두가 구속되었다. 그들이 맘 놓고 불법과 폭력을 저지르고 있을 때 공권력은 어디에 있었는가. 고용노동부는 무엇을 했던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유성기업 문제 해결을 위한 권고를 내놨지만 고용노동부는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현 정권에 들어와서도 유성기업에서는 노조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유성기업 뒤에는 현대자동차가 있다. 결국 현대자동차의 위세에 눌려서 노동부나 공권력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에 눈감아왔던 것이 아니었던가. 결국 지금의 민주노총을 대명사로 삼은 노동탄압은 이 정부가 재벌에 굴복하고, 노동자들을 희생양 삼기로 한 것에 다름 아니다. 앞으로 이 정권에서 노동기본권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도 노무현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그에 따라 다시 실패한 정권의 길을 가려고 한다. 그래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폭력은 어느 경우에도 처벌되어야 마땅하다. 민주노총 소속의 노동조합이나 재벌기업이나 재벌의 하청기업이나 동등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법의 적용은 어느 경우에나 공정해야 한다. 세계인권선언 70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오늘, 정부의 노동탄압의 신호가 인권의 포기로 귀결될 것만 같아서 걱정스럽기만 하다. 
 
박래군 뉴스토마토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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