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내 최대 21만평 ‘SOC 실험실’, "안개·우천·강우시 안전한 도로 만든다"


연천 기상재현도로실증센터 5일 개소, 차로이탈·표지판 확인 등 다양한 상황 테스트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2-05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가 핵심시설에 해당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필요한 모든 실험을 실제 검증하는 곳입니다.”
 
기상변화에 따른 도로시설물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상재현도로실증센터가 5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정식 오픈에 앞서 지난 3일 기자가 찾은 경기도 연천의 기상재현도로실증센터에서는 각각의 기상 환경에 따른 도로주행 실험이 한창이었다. 
 
센터에서는 안개가 깔린 도로에서 가변제한속도표지판의 판독 거리를 확인하는 실험과 강우재현 시설, 우천시 차선 재료에 따른 차로이탈경고시스템 인식률 실험이 이뤄졌다.
 
가변제한속도표지판 판독거리 실험의 경우 국토교통부 연구개발로 진행 중인 이중 렌즈의 실제 성능을 확인하는 게 내용이다. 실험은 안개가 자욱한 터널 안에서 진행됐다. 실험 결과 운전자와 속도표지판 사이 거리가 50m 미만일 때 듀얼렌즈 표지판의 시인성이 월등했다.
  
현재 도로에서 사용 중인 가변제한속도표지판은 사실상 보이지 않았지만 듀얼렌즈를 적용한 표지판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기상재현도로실증센터에 따르면 듀얼렌즈 표지판의 시인성은 평상시에는 평균 3.1%, 안개 상황에서는 평균 21.9%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거리 50m에서 바라본 기존 가변제한속도표지판(왼쪽)과 듀얼렌즈 적용 가변제한속도표지판(오른쪽). 사진/조용훈 기자
 
이어 차로이탈경고시스템(LDWS) 인식률 실험은 실제 판매 중인 국내 완성차가 투입됐다. LDWS를 장착한 차량이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할 때 차선 재료에 따른 인식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페인트 차선에서 강우 강도가 시간당 30mm 이상 시 LDWS는 간헐적으로 작동했다. 반면 차선 테이프에서는 약 80%의 인식률을 보였고, 표지병의 경우 간격이 좁아질수록 인식률이 개선됐다.
 
센터는 축구장 65배에 달하는 21만평 부지(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옥산리 199번지 일대)의 규모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은 기상재현도로실증센터를 SOC사업의 베이스캠프라고 소개했다. 정 부원장은 “도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실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실험 환경을 갖췄다”고 말했다.
 
정 부원장에 따르면 센터는 자동차 분야 연구로 유명한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통연구소(VTTI)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실제 센터에는 강우·강설·안개재현 시험시설과 도로조명 실험시설, 기능성 포장 실험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지난 3일 기상재현도로실증센터에서 강우 시 차로이탈경고시스템(LDWS) 인식률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센터는 앞으로 외부변수에 따른 도로주행 실험을 통해 SOC사업에 필요한 최적의 정보 값을 찾아낼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실험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간헐적인 실험만 이뤄졌을 뿐 정량화된 정보 값을 도출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실험 결과를 도로에 적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박연진 국토부 첨단도로안전과 과장은 “어떠한 성과가 발견된다고 바로 도로에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일정기간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 그때야 비로소 경제성, 발생가능성 등을 고민하고, 국가 기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천=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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