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국발 악재에도 선방했지만…아직은 지뢰밭


연준 금리인상 속도 따라 미 국채 장·단기 금리역전 심화 가능성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2-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신항섭 기자] 국내 증시가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심화에도 선방했다. 악재가 일부 먼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중 간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쉽게 해소될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국내 증시도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5일 한국거레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0.62% 하락한 2101.3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27.78포인트(1.31%) 내린 2086.57에 출발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하락폭이 줄였다. 1.9% 떨어지면서 장을 시작한 코스닥 지수도 낙폭을 1.06%까지 축소했다.
 
내림세를 타기는 했지만 미 국채 수익률 역전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확대로 미국 증시가 급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모습이다. 지난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 악영향을 준 두 가지 이슈가 전날 국내 증시에 일부 반영돼 하락폭이 미국보다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걱정보다 잘 버텼지만 둘 다 쉽게 사라질 악재는 아니라서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를 키운 미 국채 장·단기물 금리 역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4일(현지 시각) 미 채권시장에서 국채 2·3년물 금리가 5년물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국채 2년물과 3년물은 전날보다 각각 2.4bp, 2.2bp 하락한 2.798%, 2.807%에 마감했고 5년물은 4.0bp 떨어지면서 2.787%로 장을 마쳤다.
 
국채 금리에서 단기물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선반영되고 장기물은 경기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데,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로 인해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신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리 건드락 더블라인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금리 역전은) 앞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며 "채권시장이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믿지 않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아직 크게 걱정할 시점은 아니란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2년물과 10년물 금리인데 아직 역전되지 않았고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기 때문에 기조적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작다"며 "이런 해석이 미국에도 반영되면서 아시아 증시도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증시가 열리는 시각,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선물지수와 S&P500선물지수, 나스닥100선물지수가 각각 0.2~0.5%가량 상승(현지시각 5일 새벽1시 기준) 하는 등 전날의 급락세를 추스리고 있다.
 
금리 흐름의 분수령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될 전망이다. FOMC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3회로 유지되면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도 역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확률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만약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신호가 나오고 장기금리가 계속 하락한다면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이 만난 뒤 협상에 대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고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대중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를 협상의 얼굴로 내세웠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과 진짜 협상을 하거나 아예 안 할 것이고 나는 '관세맨'이라 언제든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글을 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를 합의했다고 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찐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는 작년에 중국과의 관계를 협력자에서 전략적 경쟁자로 바꿨는데 이번 협상에서 이런 기본적인 입장은 그대로"라며 "90일의 휴전은 사실상 시간을 끄는 것으로 양국의 본격적인 힘겨루기는 이제 시작된 것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의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는 것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국의 입장차는 정상회담에서 큰 방향만 합의하고 실무차원에서 세부적인 사안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합의 도출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미국의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로 인해 불확실성과 잡음이 주기적으로 두드러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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