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내 돈 보일라" 재산 빼돌리기 '씁쓸한 숨바꼭질'


국세청 '2018 체납자 명단' 공개, 형사고발 및 출국규제 조치 예정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2-05 오후 4:30:28

국세청이 올해 고액·상습 체납자 7157명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이날 국세청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납부여력이 충분한데도 고의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축소 신고해 세금을 내지 않은 비양심 납세자들의 꼼수가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과 최유정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비양심적 면모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사례를 풀어보겠습니다. 
 
(사례01) 사위명의 대여금고에 수표 등을 은닉한 체납자
 
고액의 양도대금 중 담보대출금 9억원을 차감한 무려 17억원을 은닉한 혐의의 체납자는 세금 회피를 위해 은행을 다니느라 고생 좀 한 것 같습니다. 
 
국세청 설명에 따르면 이 재산가는 거주지 주변 은행 44개 지점에 88회에 걸쳐 재산을 현금화 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법원에서 압수와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사위명의 대여금고에 대한 수색결과 현금 1억6000만원과 미화 2억원 등이 발견됐습니다. 이 체납자는 추가자진납부 금액을 합쳐 총 8억3000만원을 추징당했습니다.
 
사위명의 대여금고에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단속 현장. /제공=국세청
 
(사례02) 제3자 명의로 재산을 은닉한 뒤 호화생활을 한 체납자
 
수십억원의 소득세를 내지 않고 제3자 명의로 고액의 재산을 은닉한 이 체납자는 아예 다른 사람의 집에 거주하다 국세청에 적발됐습니다.
 
강남의 고급아파트에 사실상 숨어서 한 것인데요, 세정당국은 아파트에 잠복해 체납자 차량을 확인하고서야 추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실거주지 수색으로 100만원 수표 5장과 제3자 명의로 빌린 대여금고에 숨겨둔 1억원 수표 6장, 현금 8억8000만원, 명품시계 3점을 압류한 것입니다. 명품시계 중 하나는 시가가 4400만원에 달했습니다.
 
제3자 명의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1억원 수표 6장. /제공=국세청
 
(사례03) 장롱 및 조카명의 차명계좌에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배우자가 사전 증여한 금융재산에 대해 고액의 증여세가 부과되자 이를 내지 않기 위해 거액의 재산을 장롱 등에 보관한 사례입니다.
 
장롱에서만 무려 8000만원의 현금과 수표 1억8000만원이 발견됐습니다. 체납자는 또 조카명의로 개설한 계좌에 2억5000만원을 숨긴 사실도 들통이 났습니다. 세정당국은 그로부터 총 5억7000만원을 징수했습니다.
 
세정당국 단속반원이 장롱 속에 숨겨둔 거액의 현금과 수표를 찾아 계수기를 통해 금액을 확인하고 있다. /제공=국세청
 
(사례04) 양도대금 수표로 인출해 재산은닉한 체납자
 
20억원의 부동산 양도대금 중 담보대출금(10억원)을 차감한 10억원을 숨긴 체납자입니다.
 
그는 양도대금을 여러 계좌를 이용해 수십차례 입금과 출금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자금 추적을 피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꼼수를 부리던 체납자는 마지막에 10억원을 따로 인출해 별도의 장소에 숨겨뒀다가 발각됐습니다.
 
옷장 속 양복에 1억8000만원, 대여금고 7억원 등도 발견돼 체납자는 결국 5억5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했습니다.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여러 계좌에 입출금을 반복하다 나중에는 모두 인출해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다 발각된 체납자의 수표. /제공=국세청
 
(사례05) 안방 금고에 골드바를 숨겨 놓은 체납자
 
배우자와 이혼 후 빼돌린 부동산 양도대금을 몰레 숨긴 사례입니다. 체납자는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12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집에 보관해 왔습니다.
 
주로 안방의 금고에 재산을 숨겼는데, 거실에는 따로 비밀수납장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비밀수납장에서는 현금 7000만원과 골드바 3kg(1억 6000만원), 명품시계 등이 발견됐습니다.
 
골드바 매각 등을 거쳐 세정당국은 이 체납자로부터 총 2억3000만원을 추징했습니다.
 
세금 회피를 위해 숨겨둔 골드바 3kg(1억6000만원). /자료=국세청
 
세정당국 단속반원이 거실에 설치한 비밀수납장 찾아내 보관 중이던 현금을 확인하고 있다. /제공=국세청
 
(사례06) 추심에 불응한 제3채무자에 대한 강제 경매 신청
 
법인 사례입니다. 체납법인이 제3채무자에게 승소해 7억원의 승소채권을 보유 중인 사실을 세정당국이 확인해 추징한 것입니다.
 
제3채무자(해외교포)는 우리나라 강제 집행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 거주하는 점을 악용해 장기간 채권 추심해 불응했습니다. 이에 법인은 제3채무자 국내 재산 경매개시 신청을 법원에 냈습니다. 이후 법원은 제3채무자가 경매대상 재산의 실제 소유자인지를 확인했고, 경매개시결정을 내렸습니다. 
 
경매가 진행되자 압박을 받은 제3채무자가 자진해서 채무를 이행했는데, 세정당국이 이 금액에 대한 추심에 성공해 7억원의 세금을 징수한 것입니다.  세정당국과 법원의 유기적인 공조가 거둔 성과입니다.
 
추심에 불응한 제3채무자에 대한 강제 경매 개시로 세정당국이 체납법인의 체납액을 추심한 사례. /제공=국세청
 
이외에 기발한 방법으로 재산을 숨긴 사례가 많다는 게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체납자 재산 추적조사 실적을 보면 올해의 경우 10월 기준으로 5조2440억원의 체납액 중 1조7000억원을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습니다. 즉 3분의 2는 아직도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얘기입니다.
 
자료=국세청
 
세금 회피를 위한 치열하고도 기가막힌 '숨바꼭질'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정경부=권대경 기자 kwon2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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