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관련성을 뛰어넘는 취업사유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2-07 오전 9:52:08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노조가 상근부회장에 내정된 서승원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선임 반대 수위를 높였다. 특정 정당 출신이 중앙회 살림을 도맡는 상근부회장 자리에 앉으면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기업계 이익을 위해 노력해온 중앙회가 특정 프레임에 가둬지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데 공감되는 지점이 있다. 정권이 바뀔 경우를 고려하면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도 부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수석전문위원이 정치적 성향을 띤 자리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을 감안하면 노조 주장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주요 근거가 흔들리는 순간 주장에 힘이 실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의문이 들었던 지점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이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업무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는 원칙적으로 취업할 수 없다. 다만 업무 관련성에도 그걸 뛰어넘을 취업 사유가 있다고 주장할 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가부를 판단한다. 서 위원은 시행령이 규정하는 조건 가운데 전문성을 근거로 인정됐다는 게 윤리위원회 설명이었다.

공직자윤리법의 원칙은 예외조항으로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서 위원 관련 기사를 쓰면서 찾아보니 최근 4년 간 취업 제한심사에서 취업가능 결정 비율이 90%를 넘어선다는 조사가 있었다. 윤리위에 따르면 취업 제한심사와 취업승인은 다른데, 취업승인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보기도 했다. 

서 위원은 30여년의 공직생활 중 20여년을 중기청에서 주요 업무를 맡은 정책 전문가다. 그가 공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간다는 건 국가전체...로 볼 때 분명 이득이다. 하지만 퇴직공직자의 3년 간 취업제한 등이 현실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업무 관련성에도 그걸 뛰어넘는 취업 사유'의 판단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비공개 회의를 통해 밀실에서 결정되고 있다. 그들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는 국민의 알 권리가 아닌지 묻고 싶다.


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관할 공개대상자 1,711명에 대한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29일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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