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진의 코넥스 줌인)경두개 자극으로 우울증 치료하는 '리메드'


수술없이 뇌질환 치료하는 TMS 개발…"세계 최고의 뇌질환 자극 전문 치료회사가 목표"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1-09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우울증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우울증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뇌졸중, 치매 환자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로, 2024년에는 치매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도 2015년 31억달러 수준에서 2024년 12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뇌질환 치료를 위해 화학성분의 약을 처방하고 있지만 우울증 치료제의 경우 효과를 얻지 못하는 환자가 40%나 된다.

환자는 늘고 있는데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 의학계에서 리메드를 주목하는 이유다. 리메드는 뇌 재활공학 전문기업으로, 지난 2003년 설립 후 오롯이 뇌 공학과 재활치료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우울증 치료 목적의 기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화학적인 약이 아닌 뇌 자극을 통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현재는 뇌졸중, 치매까지 적응증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근용 리메드 대표. 사진/심수진기자
 
전세계 두번째 우울증 치료 목적의 TMS 개발기업
 
리메드는 2003년 설립된 뇌 재활공학 기업이다. 연구원 출신의 이근용 대표가 창업해 TMS(경두개 자기 자극) 치료기, NMS(신경 자기장 자극) 치료기, ESWT(체외 충격파 자극)치료기 등 3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TMS(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는 두개골을 통해 자기장(마그네틱)으로 뇌를 자극하는 기술이다. 사람의 머리에 자기장을 통과시켜 두뇌 피질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비침습적 방법이다. 수술이나 마취 없이 외부 자극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거의 없다.
 
리메드의 TMS(경두개 자기 자극)치료기 'ALTMS'. 사진/리메드
리메드는 지난 2015년 세계에서 두 번재로, 아시아권에서는 첫 번째로 TMS를 출시했다. 이 대표는 "처음 TMS 개발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뇌 재활치료'라는 개념이 매우 생소했지만, 리메드가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KFDA) 승인을 받고 시장에 TMS를 내놓으면서 업계에서 자극을 통한 뇌질환 치료의 인지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에는 보건신기술인증(NET)을 획득했고, 2015년에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도 지정됐다. 
 
현재 TMS는 우울증질환 치료 목적으로 정신과와 재활의학과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50여대가 판매됐고 유럽, 중국에도 수출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의료기기 사업은 허가를 받는 것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 브라질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다수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획득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오는 2월에 신청할 예정으로, 9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MS의 적응증(약제나 수술로 치료효과가 기대되는 병)은 뇌졸중, 치매로 확대 중이다. 뇌졸중은 서울대병원과 분당 서울대병원,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임상시험을 마치고 허가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치매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TMS는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분당 차병원, 삼성 서울병원, 가톨릭대 성모병원과 연구임상 단계로,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현재 시중에 뇌 질환과 관련된 약은 나온 것이 없고, 우울증약의 경우에도 약이 듣지 않는 약물저항성 환자가 40%에 이른다"며 "TMS를 경험한 고객들은 약 처방보다 부작용이 없는 TMS 치료가 먼저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TMS의 다음 목표는 원격치료다. 모든 뇌질환은 난치성인데, 장기간 내원해 치료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재택용 우울증 치료기를 이용할 경우 원가절감은 물론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 현재 리메드는 TMS의 가정용 보급형 기기인 '브레인스팀' 개발을 마쳤다.
 
이 대표는 "현재는 TMS가 우울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지만 뇌졸중 치료의 경우 환자의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 환자는 병원 진료 시 보호자가 필요하다"며 "치료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 만큼 뇌 질환은 원격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메드의 최종 목표는 TMS의 적응증을 계속 확대해 세계 최고의 뇌질환 자극 전문 치료회사가 되는 것이다. 현재는 뇌졸중, 치매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파킨슨, 루게릭 병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메드의 경쟁력은 TMS 치료에 필수적인 '브레인 네비게이션'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자기장으로 뇌를 자극하려면 어느 부위에 자극할 것인지 위치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TMS 개발업체가 이 기술이 없어 다른 업체가 개발한 장비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리메드는 오랜 시간 연구해 브레인 네비게이션 장비를 개발, 오는 3월부터 시장에 보급할 예정이다. 브레인 네비게이션이 TMS의 보조기계인 만큼 경쟁력이 높아진 셈이다. 
 
리메드의 가격경쟁력도 앞서 TMS를 출시한 미국 기업보다 높다. 리메드의 TMS는 대당 4000만원 선에서 판매되는데, 미국 업체 제품은 1억원에 달한다. 
 
리메드의 오송 연구소 전경. 사진/리메드
 
올해 600만불 수출탑 목표
 
TMS의 파생기술을 활용한 NMS는 자기장으로 뼈나 근육, 지방에 자극을 줘 치료하는 방법으로, 리메드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리메드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전 세계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현재 독일 짐머(Zimmer)사와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ESWT는 통증을 치료하는 체외 충격파 치료기술로, 2010년 방사형 EWST인 'RSWT'가 출시됐다. 지난 2017년 정부 주도의 산업기술혁신사업에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2003년 당시 자본금 1억원으로 창업한 리메드는 이제 세 자릿수의 매출을 바라보는 회사로 성장했다. 최근 매출도 ▲2015년 42억원 ▲2016년 56억원 ▲2017년 62억원에서 지난해에는 79억원으로 신장했다. 지난 2015년 창업 12년만에 1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한 리메드는 지난해엔 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600만불 수출탑'을 받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약을 먹지 않고도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고, 지금보다 더 많은 해외인증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며 "처음 TMS를 개발하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향후 ADHD나 PTSD 등 플랫폼이 개발된 만큼 적응증을 다양하게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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