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재계 1·2위 사업장 잇따라 방문…친기업 행보 확대


이낙연 총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홍영표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만나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1-30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왕해나 기자] 정부와 여당이 재계와 잇따라 만나면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같은 날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강조해온 ‘혁신 성장’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 부회장을 만났다. 이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술연구소까지 약 57km를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이동했다. 정부가 지난 17일 울산시청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만큼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육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왼쪽)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만났다. 사진/뉴시스
 
이 총리는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상무)로부터 수소전기차 개발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정 부회장 등과 자율주행 4단계가 적용된 넥쏘를 타고 남양연구소 내 현대디자인동에서 수소충전소로 약 3km 이동했다. 정 부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7조600억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 연간 50만대 생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난 3일 경제인 신년 인사회에서 더 자주 경제인 여러분을 모시고 산업 현장의 말씀을 더 가까이에서 듣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올해 인천 신항 방문,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문, LG생활건강 청주사업장 방문 등을 통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여당은 삼성전자를 방문해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홍 대표는 이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나노시티 화성캠퍼스 메모리연구동(MR1)을 견학하며 반도체 사업 현황을 둘러봤다. 홍 원내대표는 “세계 반도체의 심장부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면서 “자원도 별로 없는 나라에서 수출 6000억불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은 삼성 반도체 같은 기업들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자동차·전자산업·5G산업을 4대 먹거리로 선정했다고 들었는데 그 모든 분야에서 세계 1등을 꼭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대표는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삼성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정말 많이 응원하고 기대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삼성에 대한 비판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문제를 언급하며 “항상 빛과 그늘이 있겠지만 삼성이 그런 분야에 있어서도 모범을 보여줘야 우리 국가적으로 산업 안전 보건에 더 큰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삼성이 소프트웨어 인적자원을 연간 2000명에서 1만명을 육성한다고 하는데 하는데 10배 정도 늘려줬으면 한다”면서 “정부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적자원 육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삼성 같은 기업에서 배우고 전문성 습득해서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주는 것이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 나가겠다”면서 “특히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일자리 창출 요청에 대해서는 “우리 책임인 만큼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당정청의 재계와의 만남은 문 대통령이 연초부터 강조한 기업과의 소통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에 대한 협조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현대차 울산 공장을 방문해 신사업 지원 의지를 밝히고 청와대에 기업인들을 초청해 기업들의 경영사항에 대한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답을 찾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재계는 연초부터 이어지는 당정청의 기업현장 방문을 환영하면서도 일자리 창출, 국내 투자 등 후속조치에 고심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당정청의 잇단 친기업적 행보는 기업인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기업들도 정계의 주문에 고민이 깊은데 규제보다는 지원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홍·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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