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킹덤’ 배두나, 데뷔 21년 만에 ‘도전’ 선택한 이유


데뷔 첫 ‘사극’, 연기력 논란…”이미 예상했던 지점 알고 있다”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2-08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올해로 데뷔 21년 차에 접어든 배두나에겐 도전이었다. 이 정도의 내공을 소유한 배우가 도전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사실 배우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배두나가 사용했단 점은 눈 여겨 볼 만한 지점이다. 국내 배우 가운데 거장의 사랑을 가장 짙게 받는 배우를 꼽자면 단연코 배두나가 꼽힌다. 국내 뿐이겠나.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할리우드의 대표적 블록버스터 감독 워쇼스키 자매의 최고 사랑을 받는 배우가 바로 배두나다. 연기 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패션계 거장의 뮤즈로 자주 이름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경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국제적 커리어를 쌓고 있는 배두나다. 그럼에도 그가 도전이라고 감히 말을 했다. 데뷔 첫 사극이다. 더군다나 데뷔 첫 좀비 사극이다. 이미 센스8’ 시리즈로 넷플릭스를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롯이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의 사극 장르로서 넷플릭스킹덤출연은 분명히 도전이란 단어 외에는 달리 설명이 불가능한 듯싶었다. 감히 배두나에게도.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킹덤이 넷플릭스를 통해 온라인에 오픈 된 뒤 뜻하지 않게 배두나는 곤욕을 치렀다. 배두나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지금까지 그의 연기에 왈가왈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연기력 면에서 그는 사실 흠을 잡을 곳이 없는 검증된 내공의 배우였다. ‘킹덤오픈 이후 그에게 쏟아진 논란과 연기력 부족 지적은 어쩌면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낯섦이라기 보단 그의 입에서 나온 도전에 대한 낯섦이 더욱 짙어보였다.
 
사실 그런 지적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어요. 너무도 예상했던 반응이 쏟아져서 사실 그리 이상하거나 속상하지는 않아요. 댓글이요? 저 다 봐요(웃음). 뭐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그렇게 못한 것 같지는 않은데. 하하하. 제가 데뷔 이후 사극은 처음이에요. 그게 핑계는 아니지만 제 생각에 극중 서비역에 지금의 연기 톤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신선하다고 하면 너무 과한 표현이지만. 전 그게 옳았다고 봐요.”
 
처음에는 킹덤출연을 많이 망설였던 게 사실이란다. ‘굳이 먹지 않아도 될 욕을 먹어야 할까란 생각도 앞섰다고. 출연을 하고 결과가 공개되면 칭찬보단 욕을 더 많이 먹을 것이란 게 훤히 보였었다고. 그럼에도 고민 없이 선택을 했다고. 고민이 없었다기 보단 잠시 주저했었단다. 결국 선택을 했고 출연을 했다. 처음 계기는 좀 엉뚱했다.
 
영화 터널을 찍고 김성훈 감독님 팬이 됐죠(웃음). 촬영 끝나고 감독님이 모니터링이나 해달라고 킹덤대본을 주셨어요. 진짜로 모니터링 한다는 생각으로 읽었죠. 되게 재미있었어요. 신선하니깐. 그래서 너무 재미있다라고 진짜 모니터링에 대한 의견만 주셨죠. 그랬더니 그럼 해라이러시는 거에요. 하하하. 대본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서비뿐이었어요. 나이대가 중전을 할 수도 없고(웃음). 뭐 감독님에게 제대로 낚인 거죠. 하하하.”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데뷔 이후 좋은 감독님들과 함께 작업을 해왔기에 그는 자신의 배우 생활을 탄탄대로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좋은 감독님이었지만 가시밭길이었다고 굳이 표현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장르였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기 스타일이었기에 자신에겐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도전이란 단어를 서슴없이 사용했다. 또한 엉뚱한 출연 결정 이유도 전했다.
 
좋은 감독님에게 낚였지만 제가 거절하면 그만이잖아요. 근데 분량이 진짜 적었어요. 하하하. 처음하는 장르인데 분량도 적으니 해봐도 되겠단 용기가 났죠. 근데 시즌제가 됐죠(웃음). 시즌1에선 제가 왕세자 이창을 돕는 역할이었다면 시즌2에선 제가 주도적이 될 듯해요.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시간도 좀 많아서 캐릭터 연구할 시간도 많이 벌어뒀고요. 시즌2에선 좀 더 괜찮은 모습 보일 수 있을 듯해요.”
 
넷플릭스에 공개된 킹덤을 시청한 유저들이라면 하나 같이 언급하는 부분이 배우들의 입김이다. 대사를 쏟아낼 때마다 입에선 엄청난 입김이 연신 뿜어져 나왔다. 엄청난 추위가 입김 하나로 전달돼왔다. 배두나 역시 그에 대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지옥보다 더한 추위였다고 하니 단순히 텍스트로 설명이 불가능한 느낌이었다. 촬영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을 서슴없이 추위로 꼽았다.
 
그게 CG인줄 아시는 분들도 계세요(웃음). 정말 그런 추위는 처음이에요. 영하 17도인가? 체감 온도는 거의 20도 이하였어요. 진짜 얼어 죽을 정도였으니. 현장에선 그렇게 추우면 입에 얼음을 물고 있다가 대사를 쳐요. 그럼 입김이 안나오거든요. 그런데 킹덤현장에선 그것도 못했어요. 너무 추워서 잘못하면 입이 얼어 버려서 대사 자체가 불가능하니. 자세히 보시면 입이 얼어서 대사가 살짝 꼬이는 부분도 보이실 수 있을 거에요. 어휴 생각하기도 싫어요.”
 
킹덤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마니아들도 상당수 생겼다. 그 마니아들은 시청을 한 뒤 배두나와 배우 전석호의 러브라인에 열광했다. 배두나가 연기한 서비와 전석호가 연기한 범팔의 스핀오프 시리즈 제작까지 해달라는 요청이 온라인에 쏟아질 정도다. 두 사람의 호흡이 킹덤이란 무거운 스토리에서 쉼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석호와의 러브라인 질문에 우선 배두나는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배우 배두나. 사진/넷플릭스
 
하하하. 다들 러브라인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웃음). 촬영 때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했어요. 석호씨나 저나. 그냥 작품 전체의 분위기로 볼 때 우리가 제대로 쉬어 가는 포인트를 만들어 내자는 것 정도였죠. 석호씨와는 예전 같은 소속사라 친분이 있어요. 그래서 촬영도 아주 재미있게 했어요. 석호씨가 범팔을 재미있고 어설픈 캐릭터로 만들어 줘서 반대로 서비가 강하고 똑똑한 인물로 보이는 상호 작용도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자신에게 씌어진 모던한 스타일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아쉬움이라기 보단 언젠가 버려야 할 지점이고 그것이 이번 킹덤으로 인해 드러나고 더욱 확실해 진 것을 알게 됐다.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또한 자신의 단점이라기 보단 장점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으로 치환해야 할 보완이라고 해석했다. 내공 20년 차를 넘어선 배두나 다운 해석이었다.
 
연기력 논란? 사실 기분 좋을 배우가 어디 있겠어요. 근데 그런 댓글 들을 보면서 그래, 이쯤이면 나도 당해봐야지란 생각도 들어요. 저를 떠올리면 생각이 나는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배우라기 보단 모던함’ ‘패셔니스타’ ‘할리우드. 저 스스로의 연기 스타일은 두 번째 같아요. 앞선 첫 번째를 좀 버려야 오롯이 배우 배두나의 모든 것에 집중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돼요. ‘킹덤을 통해서 온전한 나를 내가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봐요. 전 되도록이면 저 스스로에게 냉정하려고 해요. 못할 때는 못한다고 스스로에게 채찍도 휘둘러야죠.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못한 것 같지는 않은데. 하하하. 괜찮았죠? 그렇게 나쁘진 않았죠?(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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