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사업장 오염물질 상시 측정해야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4-24 오후 8:00:00

지난주 LG화학·한화케미칼을 포함한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 235곳이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했다가 적발됐다. 사회적 재난인 미세먼지로 전국민이 고통받는 때에 대기업이 고작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안그래도 돈 벌이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기업이 생존에  필수적인 공기를 갖고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의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제도의 맹점을 악용한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의 결과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사업장은 스스로 또는 전문업체에 맡겨 대기오염물질 배출 수준을 측정하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결과가 나오면 자체 개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장이 오염배출량을 셀프로 측정하고, 직접 측정대행업체를 선정할 수 도록 열어준 정부의 규제 방식이 배출조작 비리를 키운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마다 노후 경유차 관리 강화 등 비상저감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최대 배출원인 사업장 관리에는 소홀했다. 미세먼지의 8할이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이라며 방관하고 있다가 안에서 새는 먼지를 미처 신경쓰지 못한 결과다. 
 
더 이상 기업의 자율에만 맡길 수 없다.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정부는 유해대기오염물질을 실시간 측정하는 드론과 이동측정차량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분광학적 기법을 이용해 원격으로 배출원을 감시하는 방식으로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전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은 5만8932개나 달한다. 사업장의 불법 배출을 일일이 실시간으로 모두 감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측정 방식과 관리감독 체계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우선 전국단위 전수조사를 통해 사업장 대기오염 미세먼지 배출량 조작 행위를 발본색원 해야 한다. 나아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있을 때에만 집중 감시하는 게 아니라 유관기관과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해 산업단지를 돌며 미세먼지농도를 모니터링하는 상시화된 감시체계도 필요하다.
 
전국 모든 사업장의 대기오염 배출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개해야 한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시행 중인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제를 전국적으로 도입해 산업체의 자발적 저감 노력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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