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장관 "중소기업 직원 이용하는 복지지원센터 설립 추진"


내년 본예산에 96억원 반영, 지역 복지센터 3곳 운영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5-19 오후 12:00:00

[도쿄=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중소기업 근로자도 버젓한 직장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핵심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7일 '일본 전국 중소기업 근로자 복지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대기업과의 임금격차 외에도 열악한 근로복지 여건 등이 원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노데라 야스유키 일본 전국 중소기업 근로자 복지서비스센터 회장을 만나 일본의 선진화된 중소기업 근로자 복지정책 및 서비스 운영현황 등을 파악했다. 
 
그가 중소기업 근로자 복지서비스센터에 방문한 것은 한국형 복지센터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중기부는 내년 본예산에 96억원을 반영해 한국형 중소기업 복지모델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복지모델은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사유가 임금 외에 낮은 근로복지 여건에 있다고 보고, 전문성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핵심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일본 전국 중소기업 근로자 복지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일본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보다 복지격차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 주도로 1998년 시·도 단위로 복지서비스센터를 설립했다. 지역 상공회의소도 연계해 복지센터 사업을 진행해 왔다.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이직률을 낮추고 근무 의욕을 향상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전국 복지서비스센터는 지역 센터를 총괄하는 일종의 콘트롤타워로 1994년 출범했다. 전국 단위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 여가시설, 단체 보험 가입·저리융자 등 보험 제휴 서비스, 교육·학습기간 교육비 할인 등을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할인 협상을 진행한다. 현재 201개사 지역센터의 123만명의 중소기업 근로자가 가입해 건강관리, 자기개발, 문화·여가 등 복지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받고 있다. 건강검진비 보조와 무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주사 등 주로 건강 관련 서비스들이 호응이 높다고 전국 복지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보다 복지 격차가 심각하다. 현재 일본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82.6% 수준인 데 반해 복지는 42.8%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 복지 격차의 경우 센터가 생기기 전인 20여년 전에는 4배 정도 차이가 벌어졌으나 최근에는 격차가 3배로 좁혀졌다. 중소기업 복지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중소기업의 복지는 일본보다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63.8%, 복지는 43%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건강·보건, 선택적 복지와 경조사 등을 포함한 기타 부문은 대기업의 10분의1 수준이고, 문화·휴향은 30% 수준을 겨우 유지하는 등 '삶의 질'에서 격차가 더 확연하다.     
 
한국형 복지모델은 크게 복지지원센터 구축,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통한 서비스 발굴 등 '투트랙 방식'으로 추진한다. 우선 콘트롤타워격인 복지지원센터를 구축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복지수요를 파악해 센터 가입 근로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복지 혜택을 줄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이 근로자 복지에 투자하면 정부가 5년간 50대 50으로 매칭펀드 방식으로 지원한다.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사업 초기 가입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역복지센터 3곳도 내년에 시범 운영한다. 중소기업이 집적된 지역의 근로자종합복지관을 지역복지지원센터로 활용해 체육, 문화시설을 제공하는 한편 기업 수요 맞춤형 강좌 개설, 기업단위 단체영화 관람과 동아리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기업과 연계한 상생협력 모델도 발굴한다. 대기업이 보유한 휴양시설을 중소기업 직원에게 할인가로 제공하고, 협력사의 복지비용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중기부는 현재 한화그룹과 휴양시설 할인제공 등 협력 가능한 분야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사업자와 근로자가 원하는 핵심 복지서비스를 이달까지 조사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제휴사와 협상을 통해 최저가로 예약한다는 구상이다. 종합검진 반값 할인이나 성수기 숙박시설 할인 이용 등이 이런 방식으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중소기업 근로자 복지서비스센터 방문에는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도 동행했다. 박 장관은 두 기관에 협업을 제안하며 "정부 지원금 책정과 회원 모집, 사업자에 대한 설명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중소기업인들의 복지를 반드시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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