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르자 주식 파는 외국인들…8일 연속 순매도


올해 들어 월간기준 첫 순매도…“1200원 넘으면 매도세 주춤해질 것”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5-21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경기침체 등의 불안에도 월간 기준으로 순매수를 유지하던 외국인들이 이달에만 1조2000억원어치 주식을 팔고 있다. 특히 8일 연속 순매도하며 국내증시를 이탈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의 영향으로 원화 약세가 나타나자 환손실 경계심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5월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1조2691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첫 순매도다.
 
앞서 외국인들은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됐던 2~3월에도 순매수세를 보였다. 2월에는 1408억원, 3월에는 3009억원을 순매수했고, 1월과 4월에는 4조500억원, 2조392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8거래일 연속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도 올해 처음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9일과 10일에 2037억원, 3233억원을 순매도한 후 13일부터 17일까지 △1391억원 △2850억원 △792억원 △4687억원 △1993억원씩 매일 팔았다. 20일 매매내역도 275억원의 순매도로 잠정 집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총 순매도액은 약 1조7250억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2월 설 연휴 직후 6거래일간(2월7일~14일) 연속 순매도가 있었지만 그 규모는 6000여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순매도세가 강해진 이유는 환율 변동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하면서 무역갈등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위안화 약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로 오르자 주식 처분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원화가치 하락은 모두 미-중 무역협상이 악화된 데 따른 결과이며, 그 향방도 미-중 무역협상에 달려있다”며 “특히 원화가치 급락세가 지속되는 것은 금융 불안요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 일정도 잡히지 않아 당분간 현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역분쟁이 길어질 경우 위안화 약세로 중국의 유동성 긴축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중국 정부는 무역분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게 되는 것이다.
 
위안화 약세가 심화되면 경기 저점을 다지고 있는 중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교역량 감소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통화에도 타격을 주게 된다. 즉, 한국의 높은 무역의존도와 유동성을 외환보유고에 의존하는 점 때문에 무역분쟁으로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양국이 상호 보복 조치를 높여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머지 않아 우리 환율도 1200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달러화 레벨이 받쳐주지 않는 상태에서의 급상승이기 때문에 반대로 빠른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EM)에서 한국 비중이 축소되는 것도 수급에는 부정적이다. MSCI는 6월부터 신흥국(EM)지수에서 중국본토에 상장된 중국A주의 비중을 높이고 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 증시를 편입하기로 결정해 한국의 비중이 0.48%포인트 감소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비중 축소로 한국의 EM 내 비중은 12.13%가 됐다”면서 “5월 월간 기준으로 1조~2조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설 경우 매도세가 차츰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외국인 순매도의 정점은 환율 1160~1200원에서 형성된다”며 “2016년 2월의 고점이 1245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1200원대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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