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일본·대만까지 화웨이 보이콧…난감한 한국 기업들


“화웨이 및 중국 의존도 커…거래 중단 가능성 적다”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5-26 오후 6:41: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영국에 이어 일본, 대만의 기업들이 줄줄이 중국 화웨이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화웨이 보이콧’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영국, 대만 등은 미국의 반(反) 화웨이 전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동통신사인 EE가 “5G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화웨이의 첫 5G 스마트폰인 메이트 20X를 영국에 출시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 세계적 반도체 설계 업체인 영국 ARM 역시 화웨이는 물론 계열사와의 비즈니스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ARM의 라이선스 없이는 칩 설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일본 2·3위 이동통신사인 KDDI와 소프트뱅크도 이달 말 진행될 예정이던 화웨이의 중가폰 P30 라이트 출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 역시 P30 프로 출시 계획 철회를 검토 중이다. 파나소닉과 도시바는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는 보도를 부인했지만 여지는 남겨놨다.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아시아퍼시픽텔레콤 등 대만 이통사도 화웨이의 신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기업들의 화웨의 의존도가 큰 탓이다. 이통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KT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판매 중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 중 하나이고 SK하이닉스나 LG디스플레이의 중요 고객사이기도 하다. 현대오토에버, LG CNS, LG화학 등 110여개 기업들도 화웨이 파트너사에 올라있다.    
 
기업들은 당장의 기조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미 내년까지 5G망에 공급할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화웨이와의 거래에는 이상이 없으며 서비스 제공에도 차질이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화웨이 제품 판매 중단을 검토한 적이 없다”면서 “단말기 출시는 때마다 제조사와 협의해 진행하는 것으로 현재 판매 예정 중인 단말기는 없다”고 말했다. 부품사들은 향후에도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물량의 70% 이상을 중국이 담당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 중 중국 업체의 비중이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압박에도 부품 공급을 스스로 중단하는 일은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미국을 따라 화웨이 압박에 동참하면 중국의 보복이 기다릴 게 뻔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미 2016년 이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어느 쪽에 서든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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