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눈맞춤을 잘하는 자폐도 많다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6-05 오전 11:05:33

자폐증을 조기 진단하고자 할 때 눈맞춤으로 진단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자폐가 진행될 때 눈맞춤이 약화되는 경향은 뚜렷하다. 그러므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조기 진단하려면 눈맞춤이 되는지의 여부는 매우 중요한 판단도구가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오류가 존재한다. 눈맞춤을 잘 하게 된다고 해서 아동이 자폐를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눈맞춤을 잘하는 자폐도 많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특히나 고기능 아스퍼거증후군의 경우에는 대부분 눈맞춤을 매우 잘하는 자폐성 장애를 보이기 때문에 눈맞춤만으로 자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자폐 조기 발견을 위한 진단 시스템인 M-CHAT의 항목 중 가장 중요한 7개 목록에는 눈맞춤이 빠져 있다. 눈 맞춤만으로는 자폐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선별 과정에서 눈맞춤을 빼 놓은 것이다.
 
눈맞춤을 진단도구에서 왜 빼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는데 오랜 임상과정을 통해 알게 되었다. 부모나 치료사들이 훈련을 통해 요구를 하니 눈맞춤을 흉내 내는 아동들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나 치료사가 눈을 보고 이야기해야지” “눈을 봐야지라는 요구를 반복적으로 하면 아동은 훈련을 통해서 눈맞춤을 단기간 유지 할 수 있게 된다. 훈련된 재현은 어렵지 않다. 아동은 무엇인가를 원할 때 눈맞춤을 하여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다.
 
결국 눈맞춤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자폐증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가 되지만, 눈맞춤을 잘 한다고 하더라도 훈련으로 획득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자폐가 아니라고 진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눈맞춤을 잘 한다 하여 자폐가 아니라고 오진하는 소아정신과가 너무 많다. 심지어는 대학병원에도 눈맞춤만으로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의사를 본 적이 많다. “아이가 눈맞춤을 하는 것을 보니 자폐가 아닌 것 같아요라고 쉽게 말 한다. 단언하건대 이러한 진단은 오진일 뿐이다.
 
부모들도 아이가 눈맞춤을 못하면 마음이 급해져 한두 달 노력해서 눈맞춤을 증가시킨 경우가 많다. 그러면 자신의 아이들은 자폐가 아니라고 확신하며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많다. 부모와 눈맞춤을 잘 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도 노련한 의사가 보면 구별이 된다. 훈련된 눈맞춤인지 아니면 생물학적으로 눈맞춤 능력이 자연적으로 해결된 것인지 구별된다. 눈맞춤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시선을 처리하는 능력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
 
인간은 사물에 대한 정보와 사람에 대한 정보가 섞여 있다면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정보를 먼저 처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은 훈련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자연적으로 습득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시선이 사람에게 먼저 온 다음, 필요하면 사물로 이동하는 시선처리 방식을 본능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눈맞춤은 그 능력의 일부분일 뿐이다.
 
눈맞춤이 아니라 시선처리방식으로 자폐를 진단해야 오진을 피할 수 있다는 필자의 생각과 같은 연구 논문이 최근 발표되었다. UNIST 기초과정부의 권미경 교수는 미국 UC샌디에이고의 피어스 박사와 함께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보이는 영유아의 600여명의 눈 운동을 관찰해 특징을 분석했다. 이들의 연구결과 눈맞춤은 자폐보다 개인차가 더 크며, 자폐아 진단에 적절치 않다고 하였다. 자폐아는 상황별 주의 집중에 약하므로 눈맞춤보다 맥락별 시선 분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맥락별 시선분석은 사람을 중심으로 시선처리를 하며 필요에 따라 사물로 이동하는 자연스러운 시선이동방식을 말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눈맞춤을 못하면 자폐를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눈맞춤을 잘 하더라도 자폐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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