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재점화로 당분간 박스권…1980~2000 지지선


“2000선 밑은 언더슈팅…순이익 전망 하향조정시 약세장 진입”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0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재점화로 국내 증권시장의 악재가 다시 찾아왔다. 전문가들은 1980포인트가 코스피의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당분간 2011~2016년과 같은 박스권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3개월 뒤 일본의 수출규제 피해가 큰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박스권마저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졌다.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1월3일 이후 약 7개월만이다.
 
코스피 2000선 붕괴의 주요 원인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재점화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아 그간 미중 무역갈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았다. 미국이 처음으로 대중 관세를 부과한 후 유럽과 아시아 증시들은 3~4%내외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코스피는 관세 부과 후 무려 13%나 하락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개 소식은 한때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오는 9월1일 부과하겠다고 밝혀 다시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 관세율에 대해 ‘작은 관세’라고 표현한 것은 향후 관세율을 계속 올리면서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도 불확실한 변수다. 이미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으나, 아직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피해 규모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기업 입장에서 2차, 3차 벤더업체가 어떤 부품을 사용하고, 관련 분야에 얼마나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특히 기계류의 경우, 당장의 생산차질 문제가 아닌 향후 유지보수와 관련한 사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실제 피해 여부가 확인되는 10월 이후까지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화이트리스트 피해 규모가 확인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가 1980에서 2000포인트를 지지하는 박스권을 전망했다. 실적이 둔화하고 있으나 예상되는 연간 순이익이 박스권 형성 당시보다는 높기 때문이다. 과거 1800~2200 박스권에서 움직였던 2012~2014년 당시 코스피 연간 순이익은 70조~80조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99조원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 초반의 지지력이 존재했던 이유는 밸류에이션과 더불어 2012~2014년 코스피 연간 순이익 수준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저항감 덕분”이라며 “순이익이 80조원대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코스피 2000선 이하는 언더슈팅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펼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포트폴리오에서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거나 화이트리스트와 연관 높은 업종 투자를 피하는 것을 권했다. 또 방어주나 일본 대비 우위에 있는 섬유의복 업종, 정부가 국산화를 지원하는 기업으로 관심을 좁히라는 조언도 있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새로 주식을 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 필요는 없다”면서 “악재가 오래 지속됐기 때문에 완전히 해소되기보다는 잠잠해지면 리바운딩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일 위험자산인 국내주식과 원화는 약세였던 반면 이보다 안전한 국내 채권은 강세가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정치적 이벤트가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상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해외주식이나 채권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을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연결해 매매하기보다는 정부가 국산화를 지원하고 연구개발비(R&D) 세제혜택을 주는 기업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