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몰락…투심악화 '불가피'


"신약개발 어려움 방증…업계전체 확대해석 '금물'"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06 오전 1: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코스닥 시장의 주축이던 바이오 주가가 무너지고 있다. 신라젠(215600)의 신약 펙사벡이 임상3상에서 좌절,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신라젠 사태로 바이오업종의 거품이 꺼지며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약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모습일뿐 바이오업계 전체 위기로 확대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항변했다.
 
5일 신라젠은 지난 2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2일 신라젠은 임상3상 관련 무용성 평가결과 DMC(Data Monitoring Committee·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가 펙사벡의 임상3상 중단을 권고했다고 공시했다. 당일 신라젠은 하한가로 직행했고, 4일 긴급 간담회로 다른 암종을 대상으로 병용요법에 나서겠다고 밝혔음에도 이날 다시 하한가로 추락했다. 올해 3월만 해도 시가총액이 5조를 넘었지만 단숨에 1조5000억까지 쪼그라들며 이날 시가총액 순위에서 코스닥 10위로 내려앉았다.
 
 
제약·바이오업체들도 신라젠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 의약업종과 코스닥 제약업종은 각각 8.51%, 9.93%씩 폭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7.35%)를 비롯해 헬릭스미스(084990)(-12.13%), 휴젤(145020)(-2.95%), 메디톡스(086900)(-18.28%) 등 주요 바이오기업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27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가 1차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기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급락했다. 하지만 이날 다시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 신청허가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2.20% 상승마감했다.
 
신라젠의 펙사벡 사태에도 투자자들은 헬릭스미스(구 바이로메드)와 메지온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헬릭스미스의 임상3상 결과를 마지막 이벤트로 9월말 전후 바이오 주가 반등을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몇몇 종목의 임상 결과로 국내 신약개발 능력을 폄하할 필요는 없다"면서 "악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유한양행 등 국내 업체의 성과는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VM202의 첫번째 임상3상 결과를 오는 9월에 발표한다. 메지온은 오는 11월 미국 심장학회인 AHA(American Heart Association) 2019에서 유데나필의 임상3상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유데나필의 성공 확률을 높게 보고,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9만원으로 올려잡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라젠의 펙사벡 사태를 계기로 바이오 관련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을 염려하고 있다. 당분간 바이오업계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간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가 넘쳐나며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측정되는 등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기대감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의 약가정책 기조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경쟁이 계속되고 있어 신약 개발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라젠 사태는 신약개발의 한 과정일 뿐 국내 바이오업계 전체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감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회피하거나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비중 조절 등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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