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코스닥 8년만에 7.5% '폭락'


미중 무역갈등·환율이 때문에…위안화 약세에 원화도 동반, 연기금 증시 방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05 오후 5:27:18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대외적 리스크와 환율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 코스닥은 2년 5개월만에 600선이 무너졌고, 2011년 9월 이후 8년만에 하루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도 1950선을 밑돌며 2016년 6월 수준의 주가지수로 되돌아갔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45.91포인트(7.46%) 폭락했다. 이는 2011년 9월26일에 기록했던 8.23% 하락률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피도 51.15포인트(2.56%)나 급락한 1946.98에 마감했지만 코스닥에 비할 정도는 되지 못했다. 
 
이날 코스닥 상장기업 주식 1295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57개에 불과했고 1230종목이 하락했다. 이중 4종목은 30%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코스피는 893종목 중 66종목 상승, 11종목 보합, 816종목 하락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무역분쟁이 원인이 됐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추가 인상에 대해 중국이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앞서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추가적 관세율 인상도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율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이게 문제가 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0.33% 절하고시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1달러 대비 위원화의 가치가 7을 넘어섰다.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선을 넘은 것은 세계 금융위기가 한참이던 2008년 5월 이후 11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이에 위안화 영향을 많이 받는 원화도 동반 약세가 나타나 원달러 환율이 2년 7개월만에 12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7.30원(1.44%) 오른 121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 약세로 인해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났고, 이는 패시브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들에게 미국산 농수산물을 수입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중국 국영언론들이 앞다퉈 미국을 강경한 어조로 비판 보도한 탓에 증시의 낙폭을 키웠다. 
 
이에 대해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외 이벤트 리스크에 따른 환율 급등과 이에 동반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증시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주가 하단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시 방어를 위해 연기금이 주식 매수에 나섰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연기금은 이날 5203억원을 순매수해 코스피 하락을 방어했다. 지난 2일의 매수한 금액을 더하면 2거래일 간 1조958억원을 순매수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장 초반 매수하던 개인들이 강한 매도세로 돌아섰고, 외국인의 매도도 늘어 이같은 노력이 큰 힘을 쓰지는 못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주말에 이어 연기금 등의 대규모 개입 시도가 이어졌으나, 외국인의 현·선물 셀오프(Sell-Off) 공세를 완충시키기엔 중과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46% 급락해 장을 마쳤다. 이는 2011년 9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사진/한국거래소
 
특히 코스닥 시장에선 오후 2시19분께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호가 관리제도의 일종으로,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등락폭이 갑자기 커질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제도다. 코스닥은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2018년 2월8일 이후 1년반 만이다. 하지만 당시는 주가가 급등해서 나온 사이드카였고, 급락 때문에 발동된 것은 2016년 6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이 더 많이 하락한 데는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 위축 영향이 컸다. 지난주 신라젠이 펙사벡 임상3상 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밝히면서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됐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바이오주 급락에 따른 전체 코스닥지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정책 발표로 수혜가 예상되는 첨단소재 부품·소재업체들과 애국테마주는 부진한 증시 속에서도 상승세를 펼쳤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100여개의 전략적 핵심품목에 집중 투자해 5년 안에 공급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동진쎄미켐, 원익머트리얼즈, SK머티리얼즈, 후성, 솔브레인 등의 소재 기업과 애국테마주로 불리우는 신성통상, 모나미, 하이트진로홀딩스, 쌍방울 등이 급등세를 시현했다.
 
한편 국내 증시 뿐 아니라 해외 증시들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우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하루 1.74% 하락했고, 홍콩H지수도 2.5% 이상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증시도 1%가량 밀렸으며, 호주 S&P지수, 인도 센섹스지수, 인도네시아 IDX지수 등도 약세를 보였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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