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보복에 대우조선 기업결합 방안 고민하는 당국


대우조선-현대중 기업결합에 일본 반대 가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06 오후 2:21:04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이 산업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기업결합의 해외승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대우조선에 정부의 지분이 포함되고 한국의 조선산업 재편이 걸려 있는 만큼, 일본이 반대할 리스크를 원천차단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주요국에 심사를 먼저 받고, 일본 심사를 맨 뒤로 미루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극단적으로는 일본이 심사를 반대하면 일본 시장을 포기하고 기업결합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6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단할 순 없지만 일본이 기업결합 심사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기업결합 신청은 현대중공업이 하지만,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 만큼 정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유럽연합(EU)·한국·중국·카자흐스탄·일본 등 5개국에 기업결합 심사 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한국·중국에는 이미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EU·카자흐스탄·일본은 신청 준비 단계다. 이는 글로벌 기업이 기업결합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대기업의 기업결합이 시장 독과점과 가격상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당국과 현대중공업은 EU심사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EU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주(고객)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EU처럼 선주가 많은 국가일수록 기업결합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 발주 가격이 상승해 자국 선주들에게 피해를 끼칠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나라가 EU 설득에 주력하는 이유다.
 
문제는 일본이다. 현재 당국은 일본이 대우조선 기업결합에 반대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일본이 반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점쳤지만, 최근 들어 경제보복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리스크가 가중됐다. 실제로 일본 업계와 학자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일본 정부가 무역외에도 금융·산업 등 전방위적으로 공격을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대우조선 기업결합은 이번 수출규제와 별개이지만, 최근 일본이 한 행위로 봐서는 앞으로 일본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기업결합은 해외당국이 승인을 반대해도 강행할 수 있다. 다만, 그 국가의 시장 진출은 포기해야 한다. 즉, 최악의 경우 일본이 반대하면 우리나라는 일본시장을 건너뛰고 기업결합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EU·중국 시장보다 규모가 작아 패싱해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며 "일본 시장보다 기업결합의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일본의 반대에도 (기업결합을) 강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일본 선사가 우리 조선소에서 배를 사가는 양은 그렇게 높지 않다"며 "지금은 EU의 설득이 더 중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당국과 현대중공업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방안은 일본 승인 신청을 가장 뒤로 미루는 것이다. 한국·EU·중국 등 주요국으로부터 먼저 승인을 받으면 일본의 승인도 간접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권위있는 한국·EU·중국으로부터 승인을 먼저 받아놓으면 일본이 아무래도 그걸 거스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현대중공업과 KDB산업은행의 본계약 체결식이 지난 3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렸다.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오른쪽) 부회장과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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