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한시적 공매도 규제카드에 '갑론을박'


"증시 변동 막아야 vs.정책 일관성 해쳐"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07 오후 5:33:25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금융당국이 증시 안정화의 수단으로 한시적 공매도 규제를 거론하자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투자심리 개선과 주가 하락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오히려 국내 증시가 위험한 상태라는 신호를 주어 부정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공매도 정책의 일관성을 해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주식 공매도 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도록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에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가격에 다시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계와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컨틴전시 플랜으로 △증권유관기관 및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한 가격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거래소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공매도를 제한할 수 있다.
 
정부가 공매도 규제를 컨틴전시 플랜의 하나로 공개하자 즉시 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공매도가 주식시장 불안을 초래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시적 공매도 금지' 청원에 찬성한 사람이 7일 오후 2시반 현재 2만2000여명을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매도 금지 조치를 곧 당국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연합도 지난 6일 성명서를 통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한시적 공매도 규제가 증시 안정 등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6월 이후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지난 5거래일 연속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데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이 정부의 주가 안정화 노력으로 비춰지면 외국인의 심리 위축도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공매도를 금지했을 당시 외국인은 5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과거 공매도 금지기간에 코스닥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좋았다"면서 "공매도 금지가 실시된다면 500선까지 하락한 코스닥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 코스닥은 10% 오른 반면 코스피는 3.4% 하락했다. 2011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12.1%, 9.9%씩 하락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공매도 규제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한시적 공매도 규제 조치가 시행됐던 지난 2011년 8월 8일과 9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코스피는 7.33% 하락했다. 이때 이틀 연속으로 코스피는 사이드카, 코스닥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공매도 규제 조치를 시행하는 뚜렷한 기준(수치)은 없지만 2008년, 2011년 당시와 비교해 봤을 때 지금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매도 규제가 가격발견기능을 저해한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펀더멘탈로 수렴하는 주가의 정상적 흐름을 해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에도 공매도가 있지만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것만 봐도 공매도의 순기능이 더 크다"면서 "공매도를 금지하면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규제가 주가 하락 속도를 늦추면 적정주가와의 괴리현상으로 인해 자원배분 결정을 왜곡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면적인 공매도 규제가 아닌 일부 종목별로 공매도 과열종목을 지정하는 등 부분적 규제는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한시적 공매도 규제는)정책에 일관성이 없는 시장으로 인식돼, 대외적으로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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