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KPI 손질…체질개선 통해 우량고객 확보


기업은행, 내년 KPI에 스마트뱅킹·급여이체 부문 폐지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07 오후 3:09:23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은행권이 영업점과 직원의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손질하고 나섰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이 감소한 반면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는 잇달아 탄생하며 금융권 지각 변동이 일어난 데 따른 대응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단순히 상품 판매량을 늘리는 등 실적쌓기에 치중하기보다 수익률 등의 비중을 높여 장기적인 측면에서 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노사협의회를 통해 스마트뱅킹 등 일부 경영평가 지표를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과당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영업 관행을 개선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동안 기업은행은 비대면 영업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뱅킹 등을 권고하며 이를 성과지표에 포함했다. 그러나 과도한 목표치로 인해 허수 가입자를 양산하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사는 우선 올해 하반기 스마트뱅킹과 급여이체 영업 목표치를 각각 50%, 30.5%까지 감축한 이후 2020년까지 해당 지표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퇴직연금과 수익증권, 신탁의 경우 실적 조정 등을 통해 경영목표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업과 거래를 하면서 이들에게 급여통장을 권유하면, 일종의 압박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있다”면서 “(급여이체 항목 등이 폐지되면) 고객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구속성 상품 판매로 이어지는 일명 ‘꺾기’ 관행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올해 1월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도 경영평가 항목에서 제외한 바 있다”며 “단순히 업무량이 줄어드는 측면보다는 금융서비스의 질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올해 초 '소비자 친화적·맞춤형 금융시스템 구축을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하면서 실적위주 보상체계로 인한 소비자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KPI 개편을 유도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프라이빗뱅커(PB)의 성과 평가 방식을 바꿨다. 기존 상품 판매 수수료 수입이나 자산 규모 등 은행 단기 수익을 중심으로 했던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수익률과 같은 고객중심 평가체계로 탈바꿈한 것이다.
 
여기에는 취임 이후 줄곧 ‘고객 퍼스트’를 강조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앞서 진 행장은 지난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현장의 영업방향을 정하는 것은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이며, KPI의 Key는 고객이 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고객 중심 평가 체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WM) 부문 평가 시 고객 수익률의 비중은 종전 10%에서 30%까지 늘어난다. 개편된 KPI는 자산관리 전담 복합점포인 신한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와 강남센터에 우선 적용되며, 연말까지 시범 운영한 후 나머지 PWM센터에 확대·도입될 예정이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KPI 조정을 통해 연금 고객이 국민연금 등 4대 연금통장 수령계좌를 국민은행으로 변경할 경우 이를 영업점 성과로 인정하기로 했으며, 우리은행은 연초 KPI항목에서 위비멤버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 할당을 제외하는 등 지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일부 항목은 수익성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무조건 다 없앨 수는 없지만, 과도한 단기성과를 지양하고 불완전판매 방지 등 그동안 문제시 돼 왔던 영업행태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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