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급락장에…P2P 공매도서비스 시작됐지만 아직 '눈치보기'


정부규제 가능성·증시 부진에 눈총 받을라 '조용'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09 오전 1: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개인도 공매도를 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예상치 못한 증시 하락과 맞물려 관련 업계가 눈치를 보는 모양새가 됐다. 투자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정부가 한시적 공매도 규제를 검토 중인 상황이라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 증권사와 핀테크 업체로서는 자칫하면 하락장을 부추기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신한금융투자는 핀테크 기업 디렉셔널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투자자간(P2P) 주식대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인 P2P 공매도 플랫폼은 지난 5월28일 업무협약(MOU)을 체결 이후 개발이 진행됐다. 바로 다음날인 29일 NH투자증권도 디렉셔널과 MOU를 체결해 개인에게도 본격적인 공매도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거래 구조는 플랫폼에서 대차거래를 하면 이행관리자인 증권사가 계좌관리, 공매도 서비스, 리스크 관리 등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공매도란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빌려서 매도하는 형태의 거래로, 보유주식의 가격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하거나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얻는 투자로 활용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매도는 개인들에게 평평하지 못한 그라운드였다.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 대주거래를 통해서만 가능해 종목과 수량, 대여기간 등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로 인해 이번 P2P 공매도 플랫폼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공매도 수단이 생긴 것이었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플랫폼을 활용해 차익을 내거나 주식을 빌려주고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고객들로부터 공매도 서비스에 대한 문의는 꽤 있다”며 “최근 증시가 안 좋다 보니 개인들도 공매도를 할 수 있다는 데 대해 궁금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대체로 P2P 플랫폼 거래방식에 대한 질문이 많은 편”이라며 “거래 규모는 아직 숫자로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디렉셔널 관계자는 “엄청난 트래픽이 몰린 것은 아니지만 문의가 꽤 많고, 방문자 수도 의미있게 올라오고 있다”며 “새로운 시스템이라 체결 방식을 안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비스 시작 초기인 현재 증권사와 투자자들은 모두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와 디렉셔널에 따르면 개인 P2P 공매도 플랫폼에 대한 문의는 많으나, 신청 계좌는 아직 많지 않은 수준이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정부가 공매도 규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락장이 나타났고 쉽게 반등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나서서 공매도를 홍보하면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로 보일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에 증권사들이 대차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아마 NH투자증권도 이런 점 때문에 내부적으로 서비스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플랫폼과 연결된 곳이 아직 신한금융투자 한 곳이라는 점도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결과에 따른 부가조건은 A 증권사에 예치된 주식을 B 증권사 고객에게 대여할 수 없게 돼 있다. 즉, 개인투자자에겐 여전히 공매도가 가능한 종목과 수량이 제한적이다.
 
디렉셔널 측은 정부가 강조한 혁신금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규제가 완화돼 MOU를 맺은 여러 증권사 고객들의 주식을 한 데 모아 서비스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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