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연구 부실 심사 심평원 '기관주의' 조치


복지부 '심평원 감사 보고서'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1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규정에 미달하는 숫자로 심의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위탁 연구 과제를 심사하고, 대면 심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서면 심의를 진행하는 등 부실 심사로 보건복지부로부터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건보심평원은 소속 연구원 중 일부가 실제 연구 업무를 하지 않는 등 업무 성과 제고 노력이 미흡한 점도 지적받았다. 심평원이 위촉한 비상근 객원연구위원 중 연간 활동이 전혀 없는 경우도 드러났다.
 
11일 보건복지부의 심평원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가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개최한 43회의 연구사업심의 평가위원회 중 34번은 규정 위반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원주혁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심사평가연구소가 위반한 규정은 위원회 구성 인원수, 대면회의 원칙, 위탁연구 결과 보고 등이다. 연구개발사업관리지침에 따르면 위원회는 7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정해져 있다. 그런데 규정을 충족한 사례는 9회에 불과하고 규정 위반 34회 중 9회는 5명 이하의 위원을 선임해 연구과제를 심사했다. 또 대면회의 원칙 하에 회의 개최가 어려운 경우 서면으로 심의해 의결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임의로 24회의 심사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위탁 연구 결과 보고는 계약 종료일로부터 15일 전에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구 과제는 계약 종료일이 지나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자체 연구 성과를 높이려는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 기준 심사평가연구소 소속 연구원은 총 64명이다. 이 중 실제 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연구원은 52명에 불과했다. 연구 실적 성과도 비슷한 규모의 다른 연구원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복지부는 "심사평가연구소의 대부분 성과는 단기 현안 대응 과제였다"며 "인력과 수행 과제 수에 비해 보도, 기고문, 강연, 발표 등 자체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연간 단 한 건의 활동도 없이 '노는' 비상근 객원연구위원도 14명이나 됐다. 심평원의 비상근 객원위원은 총 51명이다. 이들은 심사평가, 급여정책, 연구개발 등 업무에 전문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위촉된 전문가들이다. 복지부가 이들의 작년 활동 현황을 들여다본 결과 활동이 활발한 1명이 전체의 64.2%를 차지했으며 하위 14명은 연간 활동이 한 건도 없었다. 주로 일하는 사람만 일한 셈이다.
 
이에 복지부는 위탁 연구 부실 심사에 관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기관주의를 내리고, 나머지는 시정을 통보했다. 복지부는 "연구 과제 서면 심의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위탁 연구과제 계약 종료일을 경과해 결과 보고회를 개최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자체 연구 실적이 부족한 데 대해서는 "연구 성과를 높이고 성과 활용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어 "비상근 객원 연구위원은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을 위촉하라"고 덧붙였다.
 
세종=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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