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커진 주관사들…바이오기업 상장 어쩌나


공모가 흥행 가능성에 고민…"상장시기 늦추는 것도 고려 중"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12 오전 1: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바이오기업들과 상장주관을 맺은 증권사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인보사 사태부터 임상 중단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바이오주에 대한 업계의 시각이 변했기 때문이다. 공모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아 상장시기를 조율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드팩토, 올리패스, 보로노이 등 바이오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증권사와 상장주관을 맺고 증시 입성을 계획·준비 중이다.
 
이는 주요 증권사들이 주식자본시장(EMC)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바이오 딜을 중점적으로 강화한 영향이다. 정부가 2017년말 코스닥 활성화를 목표로 상장 요건을 완화하자 증권사들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IPO의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기술특례 상장, 성장성특례 상장, 테슬라 요건 등 실적이 나오지 않아도 상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 섹터의 경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성향이 강해 IPO를 주관해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한몫했다.
 
여기에 상장하지 않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특정 지역에 모여있어 증권사들이 접근하기에도 용이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이나 IT플랫폼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것과 다른 점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 증권사들은 바이오 IPO딜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 제약 분야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IPO 전담팀을 꾸려 상장 가능한 바이오 기업 발굴에 주력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면서 주관사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신라젠의 임상3상 중단 등으로 전체 바이오주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 영향으로 공모시장에서 기업들이 원하는 몸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A증권사 관계자는 “안 좋은 소식들이 공모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주고 있다”면서 “거래소에서 상장심사 승인이 나와도 공모시장과 유통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의지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로 내년 11월까지 성장성특례 상장을 주관하지 못하게 되자, NH투자증권과 상장주관 계약을 맺었던 다른 바이오기업들이 계약을 취소하고 새 주관사 선정에 나선 것이다. 이오플로우는 주관사를 하나금융투자로 변경했고, 고바이오랩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으로 바꿨다.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상장에 성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일부 주관사들은 상장시기를 미루자는 제안도 고려하고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심리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 관망하고 있지만, 몸값에 대한 고집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 상장 시기를 늦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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