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뇌물' 김학의 측 "6년 전 무혐의 사건, 뇌물죄로 무리한 기소"


27일 윤중천 증인신문·내달 영상 검증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13 오후 1:37:35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으로부터 성접대 및 금품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측이 6년 전 두 차례 무혐의 난 성폭행 사건을 뇌물죄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논란의 단초가 된 별장 동영상은 촬영대상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불법증거라고 반박했다. 금원 수수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로, 적용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재판장 정계선)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전 차관은 사건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피고인석에 섰다. 흰 턱수염을 기른 얼굴에 베이지색 수의 차림이었다. 그는 직업이 변호사가 맞느냐는 등 재판장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단답형으로 대답할 뿐 이날 한 시간 가량 이어진 재판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2013년부터 여성을 성폭행하고 성행위 모습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조사받아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무혐의를 받고 법원에서 재정신청 기각결정을 받았음에도, 2017년 말 설치된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같은 사건으로 다시 조사받고 수사권고에 따라 뇌물죄로 기소된 것이라며 법무차관이란 고위직을 지낸 피고인은 파렴치한 강간범이란 조롱을 받으며 침묵을 강요받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또한 “2006~2008년 공소사실을 피고인은 제대로 기억 못하고 검사 증거를 봐도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사건 관계인 진술도 10여년이 지난 과거에 대한 불분명한 기억이고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뚜렷하지 않은 기억을 최대한 살려서 진술해야 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현재 기억에 따라 전반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검찰은 특별수사단을 꾸린 후 피고인을 어떤 혐의로든 처벌하려고 애초 문제 삼았던 강간 혐의와 별개로 신상털이식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 생뚱맞게도 뇌물죄로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대가성이 없어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폈다. 변호인은 뇌물공여가 적시된 윤씨와 사업가 최모씨에 대해 친분으로 현직 검사인 피고인에게 향응을 제공했을 뿐 대가성이나 직무연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영상의 증거능력도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하면 타인 대화는 증거로 쓸 수 없다면서 마찬가지로 영상물이나 사진도 촬영대상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면 불법증거가 아닌지, 불법증거를 채택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감정인을 불러 영상 진위여부를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윤씨와 최씨 그리고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A씨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더해 영상을 CD에 담은 윤씨 조카도 내달 3일 소환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첫 증인으로 윤씨에 대한 법정 신문을 진행한다. 
 
김 전 차관은 2006~2007년 원주 별장과 역삼동 오피스텔 등지에서 6차례 성관계하는 등 윤씨로부터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윤씨로부터 수회에 걸쳐 현금과 수표, 그림, 명품구두 등 3100만원 상당 금품을 수수하고, 2003~2011년 최씨에게 신용카드나 차명폰 대금을 대납케 하고 상품권과 금원 등 516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이 윤씨로부터 가게 보증금 1억원 상환 채무를 면제받은 것도 제3자 뇌물죄가 적용돼 뇌물액은 총 17000만원대에 이른다.
 
아울러 검찰은 최근 김 전 차관이 2012년 저축은행 대표 고위 관계자로부터 1억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성접대 등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5월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 법원은 이날 심문 후 김 전 차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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