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장학금' 논란, 유사 판례 살펴보니…


다른 목적 장학금 대부분 유죄…직무관련성 폭넓게 해석하는 추세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25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장학금을 다른 목적으로 지급하거나 장학금 지급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 모두 뇌물죄로 인정된다는 다수 판례가 확인됐다. 유죄로 인정된 결정적 배경은 뇌물공여와 수수자 간의 직무관련성으로,  최근에는 '직무'를 폭넓게 해석하는 추세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강원도 소재 대학교의 A교수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돼 1, 2심 끝에 벌금형이 확정됐다. 그는 정교수로 재직하면서 전공과 관련 있는 직종의 주식회사를 운영했는데, 영업 확장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들 중 같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들에게 외부 장학금 명목으로 각 230~25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다른 공무원들에게는 사례금 명목으로 금품을 지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무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장학금 지급과 관련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공무원들은 피고인이 장학금 지급 의사를 밝혔을 때 처음에는 업무와 관련된 회사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것은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물죄에서 말하는 직무에는 법령에 정해진 직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 있는 직무, 과거에 담당하였거나 장래에 담당할 직무 외에 사무분장에 따라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직무라도 법령상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 등 공무원이 그 직위에 따라 공무로 담당할 일체의 직무를 포함한다”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부산지역 배관제조업체의 회장 B씨는 납품와 영업을 목적으로 해당 지자체 공무원자녀들에게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법인의 장학금을 이용해 2200만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 등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적법한 장학금인 것처럼 뇌물제공의 형식을 위장하고, 공무원들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그 방법이 기발할 뿐만 아니라 수법이 교묘하기 그지없어 통상의 뇌물공여행위와 비교하여 죄질이 지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에서도 이 혐의는 유죄로 확정됐다.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까지 뇌물수수로 인정한 판례도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5년 뇌물수수 혐의으로 기소된 전직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C씨에 대해 “C씨 아들에 장학생 지원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장학생 선발규정이 개정됐고 그러한 사정이 그에게만 독점적으로 전달됐다”며 “장학생선발에 탈락한 이후에는 전무후무한 선채용조건부 학비지원 제도의 혜택을 받은 정황 등에 비춰보면, 장학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C씨 직무와 관련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2심과 대법원 역시 “피고인이 뇌물을 수수한 사실 및 피고인에게 뇌물수수의 범의가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조 후보자 딸의 경우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면서 장학금 1200만원을 받았는데 노환중 원장이 앞서 지난 6월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된 만큼 포괄적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편 노 원장은 "대가를 바라고 장학금을 준 것은 결단코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로비에서 펀드 사회 기부 등에 대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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