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전거 이용자 배려한 실질적 대책 마련 시급


쳥계천변 남측도로, 자전거 통행 힘들고 도로 신호 체계 문제 있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25 오후 3:29:12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콜롬비아 순방 당시 서울에 '자전거 하이웨이'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양적 확대보다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계천변 남측도로(청계7가~청계광장)에는 주말전용 자전거우선도로가 있지만, 사실상 차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자전거의 통행이 힘들다. 자전거 옆에 바짝 붙어 주행하는 차량이나 큰 화물차가 지나갈 경우 상당히 위험하다. 해당 구간은 많은 상가가 있어 이륜차 주행이 빈발하고, 주·정차 돼 있는 차량도 많아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 
 
토요일인 지난 24일 자전거 이용자가 차들이 빼곡히 들어선 자전거우선도로 사이를 가까스로 지나가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보통 도로 맨 바깥 차로를 자전거우선도로로 지정하는 것과 달리 이 구간은 주말에만 1차선이 자전거우선도로라 세부사항을 잘 모르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양쪽 차로를 모두 주행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자전거전용도로도 청계7가까진 없다가 다시 이어지기 때문에 주중에는 2차로를 이용하다가 갑자기 도로 맨 안쪽차로로 이동해 주행해야 한다. 게다가 갑자기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오토바이 때문에 숙련 운전자라고 하더라도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도로와 신호체계도 문제다. 자전거 도로는 직진 차선으로 가장 안쪽에 설치됐지만, 바로 옆에 좌회전 차로를 만들어 직진으로 달리는 자전거와 옆에서 좌회전하는 차량이 충돌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취재를 위해 해당 구간을 직접 자전거를 타고 주행하는 동안 파란불에 직진하려는 자전거와 갑자기 오른쪽에서 좌회전하는 차량이 부딪칠뻔한 상황을 두 번 정도 목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도로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점차 안전한 자전거전용도로로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라면서 "청계천변에 심겨 있는 나무들을 이동해 자전거전용도로를 보도 높이로 만들어 개선하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오토바이 주·정차 금지 표시가 무색하게 자전거전용도로에 일렬로 주차된 오토바이 모습. 도로 바깥쪽에는 자동차들이 빼곡히 정차해 있고, 이에 대한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사진/홍연 기자
 
바깥 차선 끝쪽에 만들어진 종로 자전거전용도로도 자전거 운전자와 차량운전자 모두에게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일단 폭이 1.5m로 좁고, 분리대가 없어 오토바이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택시도 승·하차를 위해 수시로 자전거전용도로에 정차했다. 자전거 전용도로 침범은 현행 도로교통법상 승용차 5만원, 승합차 6만원, 이륜자동차는 4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여의도·종로에서 자전거도로에 침범한 차량 건수만 모두 1178건에 달했다. 오토바이의 경우 번호판이 뒤에 있어 패쇄회로(CC)TV에 찍히더라도 인식이 힘들고, 사실상 시민 신고가 아니면 적발이 힘든 상황이라 실제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자전거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기보다 차량 통행 억제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자전거 운전자에게 친화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사업에 착수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로 자전거전용도로가 만들어진 뒤 시민들이 반대방향에 대한 요구가 있어 우선적으로 청계천변 남측도로에 자전거전용도로가 만들었는데 (북측도로에) 곧바로 사업을 하긴 좀 그렇다"면서 "자전거우선도로 문제는 차차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바깥 차선 끝쪽에 만들어진 종로 자전거전용도로에서 택시와 오토바이가 자전거전용도로를 침범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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