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타짜: 원 아이드 잭’, 물고 물리는 52장의 수싸움


1편-2편 ‘화투’ 3편 ‘카드’, 완벽하게 다른 속성 담은 ‘도박의 룰’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8-30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1 568, 2 401. 충무로에서 시리즈 영화의 최고 흥행 브랜드가 된 타짜시리즈가 3편으로 귀환했다. 1편과 2편은 화투였다. 3편은 카드다. 화투의 기술자는 타짜로 불린다. 카드의 기술자는 마귀로 불린다. 화투는 총 48장이다. 화투 놀이 중 섯다 48장 중 20장으로만 한다. 1편은 화투 놀이 중 고스톱’ ‘섯다가 등장했다. 2편 역시 고스톱섯다를 기본 베이스로 했다. 3편은 판을 바꾼다. 카드다. 52장으로 이뤄진 카드의 향연이다. 3타짜: 원 아이드 잭은 국내 성인들에겐 생소한 카드 놀이를 들고 나온다. 이뤄지는 게임도 좀 더 전문적이다. 1편과 2편이 익숙함에서 오는 흥미와 강력한 캐릭터 잔치로 흥행했다면, 3편은 판 자체를 뒤엎었다. 새로운 판에 대한 기대감은 흥미에 집중하느냐 캐릭터 잔치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완벽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부제 원 아이드 잭은 카드에서 스페이드 혹은 하트의 ‘J’카드를 말한다. 일종의 와일드 카드를 말한다. 이 카드 명칭이 부제로 등장한 것은 3편의 정체성이다. 기존의 포맷을 뒤엎은 3편의 스토리는 1편과 2편에서 등장한 바 있는 복수와 대결의 구도가 아니다. 팀 플레이와 먹이 사슬로 얽히고설킨 인물간의 관계도 속 생존 방식이다. 와일드 카드다. 시리즈 전체의 번외 선수가 된다. 이번 얘기는.
 
주인공 도일출은 1편에서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는 짝귀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존재는 어렴풋하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다. 하지만 피는 속일 수 없다. 포커판에서 7장의 카드로 돈을 버는 삶의 맛을 느끼며 본능의 재능을 스스로 탐색 중이다. 금수저와 자신같은 흙수저의 출발점 자체에 대한 불합리함의 해법을 도박판에서 찾는다. 있는 놈도 없는 놈도 7장의 카드로 승부하는 세상. 가장 공정한 게임의 룰이 존재하는 세상이 포커판이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런 일출의 앞에 어느 날 마돈나란 이름의 여성이 나타난다. 그는 도박 세계의 실력자 이상무의 여자였다. 그는 도박꾼으로서의 승부욕과 마돈나에 대한 연정을 무기로 이상무와 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다. 물론 그의 패배는 이상무와 도박장 관계자들의 덫이었다. 나락으로 떨어진 일출은 곤욕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의문의 남자 애꾸’. 일출은 자신을 구해 준 애꾸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전해 듣는다. 전라도의 짝귀, 경상도의 아귀, 그리고 전국적으로 이 세계를 휘어 잡는 최강의 꾼 마귀’.
 
우선 애꾸는 일출을 길들이고 가르친다. 1편에서 등장한 고니와 평경장의 시퀀스가 반복된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통해 두 사람의 유대관계는 두터워진다. 그 관계를 바탕으로 애꾸는 큰 판을 설계하고 멤버들을 모집한다. 권원장, 영미, 까치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출. 그들의 먹잇감은 한 시골의 촌부이자 졸부인 물영감’. 이제 그들은 치밀한 설계를 통해 물영감의 막대한 돈을 집어 삼킬 계획에 들어간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들의 계획은 틀어진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1편은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살려낸 배우들의 연기가 재미의 타격감을 살려냈다. 2편은 1편과 이어지는 캐릭터의 연계성 여기에 1편보다 더욱 심도 있게 들어간 타짜 세계의 비밀을 파헤친 과정이 주효했다. 3편은 1편과 2편의 재미를 느끼자면 색깔 자체가 완벽하게 달라진다. 기본적인 구성은 오히려 1편과 맞닿아 있다. 여성 캐릭터-사제 관계-팀 플레이-복수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본듯한 구성이다. 하지만 완벽하게 달라진 점은 분명하다. 원작의 기본 설정인 짝귀의 아들이란 코드만 가져왔다. 그리고 1편의 기본 포맷을 덧댔다. 그런데도 차이가 느껴진다. 부제 원 아이드 잭에 집중한다. 와일드 카드란 뜻에서 이번 스토리는 시리즈의 연계성을 띠고 가지만 시리즈와는 스스로 다르단 점을 강조한다. 우선 각각의 캐릭터에 사연이 부여된다. 애꾸와 일출의 관계에서도 이유가 있다. 팀 플레이가 강조되지만 그것이 장치적으로 동력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가장 큰 차이점은 복수의 코드다. 1편과 2편의 절대악으로 불리는 아귀의 존재감은 사라진다. 반면 3편에선 마귀로 불리는 인물이 등장한다. 아귀의 존재감이 강렬했던 점은 도박의 메커니즘 속에 숨은 강자와 약자의 권력 구도를 명확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3편의 마귀는 권력 구도의 명확함 대신 주인공의 동력에 힘을 불어 넣는 보조 장치 역할이 더 강하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점은 1편과 2편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반대표를 던지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3편의 흥미로운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마귀의 존재가 갖고 있는 이 역할이다. 1편과 2편이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위해 존재한 서사 전개의 흐름이었다면, 3편은 각각의 챕터가 갖고 있는 힘이 느껴진다. 쉽게 말해 1편과 2편이 마지막 끝판왕을 위한 서사의 나열이었다면 3편은 각각의 챕터에 이유와 스토리에 대한 역할을 쥐어 주고 끝까지 힘을 유지시킨다. 보는 재미와 관점은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1편과 2편에 비해 3편의 재미는 다른 색깔을 드러내게 될 듯싶다.
 
이런 방식은 약점도 뚜렷하게 담고 있다. 각각의 챕터에 각기 다른 색깔의 이유와 스토리가 부여됐기에 전체로 묶였을 때의 힘은 오히려 분산된다. ‘마귀의 존재감이 장치로만 활용된 것도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애꾸를 리더로 한 팀 원 아이드 잭멤버들의 매력지수 역시 흐름이 지속될수록 반감된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결과적으로 1편과 2편은 도박의 기본 속성인 판 깨기의 쾌감을 담고 있었지만 의외로 3편은 멀티 플레이 흐름을 쥐고 있으면서도 다른 지점으로 달린다. 화투는 때고(고스톱) 쪼는(섯다)는 게임이다. 카드는 끌어 다 붙이는(포커)는 놀이다. 명확하게 분절된 6개의 챕터를 가져다 이리 저리 하나씩 붙여보자.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듯싶다. 물론 화투의 때고 쪼는 맛은 이 영화에는 없다. 취향의 선택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이번 타짜는 카드다. 시작과 중간 끝이 완벽히 다른 타짜. 분명한 것은 1편의 최동훈’, 2편의 강형철’, 3편의 권오광이란 연출자의 인장이 완벽하게 찍어 눌린 결과물 또한 ‘타짜’다. 개봉은 다음 달 11.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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