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1건 없는 돈육선물시장 없애자는데 금융위는 ‘모르쇠’


금융위 “언제까지 결정해달란 말 없었다”…현황파악도 못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9-04 오전 1: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6년째 거래가 1건도 체결되지 않고 있는 돈육선물시장을 한국거래소가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금융위원회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거래소에겐 거래는 없고 유지보수 비용만 나가는 골치 아픈 시장이지만 금융위는 급한 안건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거래가 전무한 돈육선물 시장을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금융위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아직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거래소가 돈육선물 시장을 폐지하는 쪽으로 결정한 이유는 6년째 거래가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육선물이란, 돼지고기 가격의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파생상품이다. 현재 거래가격에 약간의 비용을 더한 값으로 선물계약을 매수해 놓으면 6개월 또는 1년 후에 돼지고기 가격이 변했더라도 계약한 수만큼 매수했던 가격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나 구제역 등에 따른 돈육 가격 변동 위험으로부터 양돈농가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개장 첫해였던 지난 2008년에는 총 1만6258건의 거래와 하루 평균 6억원의 거래대금이 오가는 등 시장의 기대를 받았으나, 2011년엔 연간 5981건 거래로 감소했고 2012년에는 달랑 11건만 거래되면서 불황이 시작됐다. 이후 지난 2013년에는 연간으로 68건이 계약됐으나 6월25일 이후로 6년 넘게 단 1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젠 거래는커녕 호가마저 사라져 거래소 입장에선 유지보수 비용만 지출하는 시장으로 전락했다.
 
이에 거래소는 금융위 자본시장과에 폐지를 건의했다. 거래 활성화과 어렵고 시장 유지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도 크진 않지만 계속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여서 금융위와 협의해야 한다”며 “폐지로 가닥을 잡은 후 실무자 선에서 찾아가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실적으로 (돈육선물시장이)활성화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달했다”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참여하지 않는 시장을 내려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돈육선물시장의 존폐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 보인다. 자본시장 관련 주요 현안들이 산적해 있고, 거래소가 돈육선물시장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 7월에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자본시장과장도 교체돼 현안 파악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몇 달전 거래소가 돈육선물시장의 현황과 폐지 필요성에 대해 말한 적은 있으나 언제까지 결정해 달라, 급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그 뒤로 현황을 체크하진 않았고, (폐지를)검토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역시 “먼저 현황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거래소와 금융위의 온도차가 크고 결정권자인 금융위의 검토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돈육선물시장의 생명은 당분간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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