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타짜3’ 권오광 감독 “‘왜 나지?’라고 의심했다”


“제작사에서 감독 권유, 나도 내 귀를 의심했었다. 왜 내게 줬는지”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9-04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기괴한 장편 영화 돌연변이로 상업 영화 시장에 감독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 중학교 때 영화 감독을 꿈꾸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선 영화 동아리를 만들어 감독실습을 했다. 중앙대학교 영화과 진학 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단편영화 그리고 독립영화 연출에 집중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영화의 시나리오와 각색도 도맡아 했다. 개봉으로 이어진 영화들도 있고 제작이 좌절된 작품들도 있었다. 꾸준히 영화계 문을 두드렸고, 상업 영화이자 첫 장편 돌연변이로 프로 감독이 됐다. 본인은 돌연변이를 두고 이상한 영화라고 불렀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타짜시리즈는 1편이 568 2편이 401만을 동원한 충무로 최고 흥행 시리즈다. 3편의 감독으로 여러 연출자가 거론됐지만 모두가 고사했다. 그럴 만했다. 전작과의 비교에 큰 부담이 있었을 터. 그래서 권오광이란 감독에게 타짜3’가 전해졌다고 했을 때 본인보다 영화계 관계자들이 더 놀라워했다. ‘돌연변이스타일의 타짜3’가 탄생할 것인가. 일단, 권오광의 타짜3’임에는 분명했다.
 
권오광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3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권 감독과 만났다. 그는 대뜸 나 스스로도 왜 이걸 하라고 했는지 정말 놀라웠다고 웃었다. 일단 이유는 분명했다. ‘타짜3’ 제작사 관계자가 권 감독에 대한 필모그래피를 꼼꼼히 또 세밀하게 조사를 했었다. 이 영화의 세계관을 이어갈 연출자로서 권 감독 외에는 달리 선택지가 없단 판단을 세웠을 것이다.
 
진짜 저 역시 딱 그거였어요. ‘이걸 왜 나한테 줬지?’였죠. 우선 제작사의 피디님이 저의 뒷조사를 정말 어마어마하게 하셨더라고요(웃음). 저의 단편부터 독립영화 그리고 예전에 제가 쓰고 다른 감독님들 혹은 제작사에 넘겼던 시나리오까지 전부 알고 계시더라고요. 놀랐죠. 원작 자체가 워낙 탄탄한 작품인데, 저한테 타짜의 원작은 허영만 선생님의 타짜가 아니라 최동훈 감독님의 타짜1’이에요. 곰곰이 생각을 해봤죠. ‘지금 아니면 진짜 못할 것 같다라고. 그래서 도전했죠.”
 
제안을 받은 뒤 그는 타짜3’의 시나리오를 완전히 해체했다. 기존에 제작사에서 마련해 뒀던 시나리오를 전면 재구성 작업에 들어갔단다. 우선 제작사에게도 부탁을 했다. 준비된 시나리오를 전면 재수정하겠다. 그리고 자신이 준비한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를 해도 좋다. 이 두 가지였다. 결과는 현재 권오광 감독의 타짜: 원 아이드 잭이 개봉 대기 중이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권오광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원작에서 도일출이 짝귀의 아들이다이 점만 가져오고 완벽하게 창작을 했어요. 허영만 선생님도 따로 만나 뵈었는데 전부 ‘OK’를 해주셨죠. ‘만화와 영화는 전혀 다른 창작물 아니냐란 말씀에 힘을 얻었죠. 전 허영만 선생님의 만화로 타짜세계에 입문한 세대는 아니에요. 최동훈 감독님의 타짜1’으로 입문한 세대죠. 1편을 기본으로 2편도 세계관이 확장했고, 3편은 앞으로 이어질 수 있는 4편을 위한 또 다른 스핀오프 개념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원작에서도 등장하지만 1, 2편과 달리 3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박의 소재가 바뀐 점이다. 화투에서 카드로 변경이 됐다. 단순하게 소재 하나만 바뀐 것이지만 모든 것이 뒤바뀌어야 했다. 우선 권 감독은 취재를 통해 카드 도박 세계의 내밀함에 집중했다. ‘타짜세계관은 화려한 손기술과 속임수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반면 카드 도박 세계에선 그 반대였다고.
 
취재를 통해 알게 된 그쪽 세계 분이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카드 도박에서 속임수의 끝판이 뭔 줄 아냐고. 바로 믿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영화에서도 물영감을 작업하기 위해 애꾸와 일출 권원장 영미 까치가 팀을 이뤄 작업을 하잖아요. 실제에선 최소한 몇 개월에서 1년 이상을 작업한대요. 그리고 카드는 크기도 커서 속임수를 쓰는 게 아주 힘들대요. 그러다 걸리면 정말 끝인거고(웃음). 결국 상대방이 내가 속임수를 써도 그게 속임수인지도 모르게 친분을 쌓게 하는 과정 자체가 속임수란 거죠.”
 
권오광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영화의 부제는 원 아이드 잭이다. 이 카드는 카드 게임에서 일종의 와일드 카드 역할을 한다. 영화에서도 이 카드를 이용한 게임의 승패가 등장할 법 했다. 하지만 카드 게임은 오히려 상당히 많은 분량을 줄였다. 1, 2편과 비교해도 도박의 승패를 가르는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단 평가도 있다. 권 감독은 그 지점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전했다.
 
우선 화투는 너무도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셔서 직관적이잖아요. 섯다의 경우 화투도 딱 20장으로만 하니 눈에 확 들어오고 스피드함도 있고. 반면 카드는 52장을 다 써야 돼요. 룰도 좀 복잡하고. 그래서 이걸 모르는 분들이 보면 이해가 될까 싶었죠. 우선 저도 게임 룰은 알지만 그 점이 많이 걸렸어요. 카드 게임을 좀 깊게 파고들까 싶기도 했었죠.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세계관 확장의 개념으론 아니라고 판단했죠. 대신 게임에서도 상대방의 표정과 눈으로 포커스를 돌렸어요.”
 
도박 대결에서 최고의 긴장감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악역 마귀일출의 마지막 대결이다. 이 대결에서 카메라는 두 사람의 표정과 눈동자만으로 숨막히는 대결을 잡아낸다. 1편에서 고니와 아귀의 마지막 대결, 2편에서 대길과 아귀 장동식의 삼각 대결이 타짜 시리즈의 압권이었다면 이번 3편은 마지막 일출과 마귀의 최종 승부가 완벽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권오광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실 저도 주변에서 마귀의 존재감이 아귀에 비해 좀 떨어진단 평가도 듣고 해서 알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귀의 존재감을 이번 3편에선 마귀가 대신하는 게 아니거든요. 마귀와 물영감 그리고 마돈나 세 사람을 나눠놨어요. 그리고 마지막 대결도 일대일의 최종판이 아니라 일출이 악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그것을 돌파하는 쾌감을 주려 했죠. 참고로 마귀는 아귀를 생각해 지은 이름이 아니에요. 화투 기술자가 타짜라면 카드 기술자는 마귀라고 부르더라고요.”
 
다양한 볼거리와 얘깃거리 그리고 시리즈의 세계관 확장을 위한 스핀오프의 개념에서 이번 타짜3’타짜: 원 아이드 잭을 출발시킨 권오광 감독. 누구라도 첫 번째로 이 영화에 대해 꼽을 수 있는 것은 영화 속 캐릭터 애꾸를 연기한 류승범이다. 이 배우를 캐스팅했단 것 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했다. 참고로 류승범은 충무로에서 가장 캐스팅하기 어려운 배우 중 한 명이다.
 
승범 형님이 아시다시피 매니저도 없고 휴대폰도 없고. 하하하. ‘애꾸는 처음부터 승범 형님으로 정하고 출발한 캐릭터였죠. ‘애꾸는 유령 같은 인물이라고 설정을 했어요.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승범 형님 밖에 없었어요. 이메일 통해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다음 날인가 바로 피드백이 왔어요. 그리고 전화 통화를 하고 인도네시아에 계실 때 직접 찾아가서 뵈었죠. 정말 멋들어진 절벽에 위치한 숙소에서 둘이 맥주 한 잔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정말 멋진 배우에요.”
 
권오광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권오광 감독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을 준비하고 만들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소진했다고 손사래다.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작업 자체의 고단함도 있었지만 자신이 구축한 세계관을 정밀하게 조율하고 관객들에게 재미의 타격감까지 줘야 하는 설계사로서의 역할에 스스로 만족했다고 한다. 물론 이제 공은 관객들에게 넘어간 상태다. 이번 3편으로 분명히 그는 타짜의 세계관이 더욱 뻗어나갈 실마리를 마련했다.
 
제작사에서 4편에 대한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선 전 안할거에요(웃음). 어휴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따로 준비하는 게 있고. 4편이 만약 제작이 확정된다면 그건 또 다른 분이 맡아서 하실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앞으로도 그렇고 계속 다음이 궁금한 감독으로 남고 싶어요. 타짜는 이제 해봤으니. 4편은 제 몫은 아닌 것 같아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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