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임박…ELS 대란 벌어질까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 충격…투자손실 보상 어려워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9-05 오전 1: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영국이 아무 협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의 마감시한이 점점 다가오면서 금융투자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 돼 유럽증시가 충격을 받을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대란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유로스톡스(Euro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발행한 ELS의 미상환 잔액은 45조5010억원에 달한다.
 
이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ELS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홍콩H지수를 기초한 ELS의 미상환 잔액은 43조원이며, S&P500은 33조7000억원, 코스피200은 24조원, 닛케225 지수는 21조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최근 유로스톡스 연계 ELS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지난 2016년과 비슷하다. 당시 홍콩H지수 급락으로 ELS 손실 대란이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발행을 제한했고, 이후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진행되면서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에서 일부 손실이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홍콩의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홍콩H지수는 최근 두달새 11% 급락했고,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마감시한까지는 두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영국과 EU는 10월31일을 브렉시트 마감시한으로 정한 바 있다.
 
다만 시장은 아직까지 노딜 브렉시트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영국과 유럽 모두 '노딜'로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큰 영향 없이 유로스톡스50 기초 ELS 상품을 매달 3~4조원씩 발행했다.
 
영국에서도 노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필립 리 보수당 의원이 자유민주당으로 당적으로 옮기면서 보수당이 과반을 잃었고, 의회가 브렉시트 연기를 강제하는 법안까지 통과시킨 것이다.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더라도 EU가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이번 브렉시트 연기 법안 통과에 조기총선이라는 맞불 카드를 꺼낼 계획을 밝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법안 통과와 조기총선 여부를 봐야겠지만, 아직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며 “10월말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관련 ELS 투자자들은 손실 걱정을 해야 한다. 이탈리아는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고,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노딜 브렉시트가 발발할 경우 유럽 전체 금융시장을 혼돈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손실의 확률은 적지만 손실이 나면 정말 큰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이 ELS의 문제”라며 “과연 그간 투자자들이 이러한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ELS 발행시기별로 손실을 입는 투자자가 나올 가능성이 생겼다. 증시 분위기가 좋았던 2018년 초 유로스톡스50지수는 3400~3600선을 오갔고, 매달 5조원 이상 ELS가 발행됐다. 현재 지수는 3420대다.
 
만약 손실이 발생한다면 투자자들이 보상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ELS의 투자 사례 대부분이 경험이 있는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상 투자자가 수익을 얻고 유사상품에 재투자해 손실이 났을 경우, 상품의 위험성을 몰랐다는 것이 인정되지 않는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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