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룰 개선에 주주활동 '탄력'…기업들은 '울상'


금융위, 5% 대량보유 보고·단기매매차익 반환제도 개선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9-05 오후 4:17:48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정부가 공정경제 정착을 위한 주주권 행사 강화의 일환으로 5%룰을 보완했다. 그간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이 위축됐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5%룰 개념을 명확히 해 기관들의 주주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들은 기업활동에 대한 간섭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5일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인 공정경제 성과 도출을 위해 시행령과 시행규칙, 공정경제 관련 하위법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국정기조 일환으로 '5% 대량보유 보고제도 및 단기매매 차익 반환제도 개선안'을 이날 내놨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튜어드십코드 확산 등을 계기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5%룰에 대한 보완 요구가 커졌다"면서 "적극적 주주활동 확대 추세를 반영해 주식 등의 보유목적을 합리적으로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공시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룰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개념이다. 이에 해당될 경우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1% 이상 지분변동이 있을 때 상세내용을 5일 내에 공시해야 했다. 금융위는 이 개념을 축소하고 명확히 했다. 구체적으로 임원보수나 배당 관련 보편적인 주주제안 활동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활동으로 간주했다. 또 회사의 위법행위에 대응하는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해임청구권, 신주발행 유지청구권도 5%룰에서 제외된다. 다만 임원의 선임과 해임, 합병 건은 기존대로 5%에 해당된다.
 
이번 개선안은 경영권에 영향을 줄 목적이 없는 주주활동의 투자목적을 다시 일반투자와 단순투자로 세분화했다. 경영권에 영향을 줄 목적은 없지만 임원보수, 배당제안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할 경우 단순투자보다 강화된 공시가 적용된다. 5%룰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에 대한 개념이 축소되면서 공적연기금의 단기매매 차익 반환의무제도도 손질된다. 금융위는 공적 연기금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염려가 없도록 내외부 정보교류 차단장치를 마련하는 경우 단기매매 차익을 반환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5%룰 개선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이 기관투자자들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활동은 사실상 기관투자자들의 롤모델로 여겨져 국민연금 활동 확대에 관심이 큰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을 기관투자자들이 쫓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코드센터장은 "기관투자자들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 대해 정부가 주주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적극 고민하고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배당요구 등의 주주제안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재계는 반발하고 있다. 기관의 과도한 간섭이 기업의 경영활동과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정책 중 하나로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배당이나 지배구조개선, 임원보수 등 기관의 간섭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칫 연금사회주의 우려와 함께 기관에게 기업이 끌려다니는 등 기업의 자율성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와의 역차별 문제도 제기됐다. 한 기업 관계자는 "위법행위에 따른 해임청구권은 결국 임원 해임 영향력 행사와 동일하다"면서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동일한 행위로 여겨져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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