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업계, 일본산 석탄재 국산 대체 예의주시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9-05 오후 3:37:16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한일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멘트를 원료로 쓰는 레미콘업계가 대내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석탄재의 방사능·중금속 검사를 본격화하는 한편 국내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시멘트업계와 발전업계를 협상 테이블로 앉혔다. 시멘트사의 국내산 대체 규모와 운송비 등에 따라 레미콘 업체들의 원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바짝 긴장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사는 환경부 주재로 발전사와 석탄재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가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제기되는 수입 석탄재에 대한 통관 절차를 강화한다고 밝힌 후 업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시멘트에 쓰이는 석탄재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우고 남은 재와 제철소에서 광석을 제련하고 남은 찌꺼기를 의미하는 철강슬래그로 나뉜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재는 바닥에 쌓인 재를 의미하는 바텀애시와 공기 중 포집한 재를 뜻하는 플라이애시로 구분되는데, 그동안 국내 시멘트업계는 일본에서 폐기물 비용을 받고 바텀애시를 수입해왔다. 국내 발전사들은 바텀애시를 대부분 매립하고, 공기중 포집한 재를 시멘트 회사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어왔다. 
  
시멘트업계는 일본산 석탄재 사용 비율을 낮추겠다고 했으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고민이 크다. 일본산을 수입하면 원재료뿐만 아니라 폐기물 비용까지 받을 수 있지만 국내 발전사에서 들여오면 오히려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폐기물 비용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운송비 등 추가 부담으로 원재료값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화력발전소 역시 최근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부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라이애시 판매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업계와 발전소의 입장이 엇갈리자 환경부가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인 것이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공무원이 지난 2일 강원 동해시 삼화동 동해항에 정박한 석탄재 운반선에 승선,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가 시멘트 연료로 쓰기 위해 일본 관서전력 마이즈루발전소로부터 수입한 석탄재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레미콘업계는 국산화 대체로 원재료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원재료 공급처를 비롯해 고객사인 건설사도 의식해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레미콘은 건설사가 요구하는 배합 비율에 따라 만드는 주문자 배합 제품이다. 레미콘업체는 시멘트, 골재, 혼화제 등의 재료를 섞어 콘크리트 생산공장에서 제조한 뒤 차량을 이용해 공사현장까지 운반한다. 통상 대단위 아파트나 건물을 지을 때 건설사들이 원하는 배합비를 맞춰 레미콘을 보내야 하는데, 납품사 입장에선 시멘트 원가 상승분을 별도로 요구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각 건설사마다 원가절감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건설경기 악화로 원가절감에 사활을 걸면서 원자재값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으려는 기류가 강하다"며 "이미 골재값 인상 등으로 팔아도 손해가 나는 상황이지만, 고정비라도 건지려면 울며겨자 먹기로 공급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2일 일본산 석탄재를 대상으로 통관 단계에서 방사능량 전수조사를 벌였다. 조사 대상 석탄재량은 약 4000톤이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장 열흘이 걸릴 것으로 보여 원료 대부분을 일본산에 의존해 온 국내 시멘트 업계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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