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 들썩이나…외식업 소상공인도 초긴장


추석 후 또 재료값 인상…"손님들, 불안감에 발길 끊길라" 한숨만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09-19 오후 4:38:26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추석 전에 1kg당 2000원이나 올랐는데, 내일 들어오는 고기 가격은 더 뛴다고 하네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숯불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A 사장은 지난 18일 돼지고기 도매업체로부터 가격 인상 소식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전 올랐던 고기값이 내리기는커녕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오를 조짐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손님도 평소보다 3분의1 정도 줄었다. 경기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손님들이 발길이 서서히 뜸해지고 있다는 게 A 사장의 설명이다.  
 
합정역 인근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B 사장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징어 가격이 최근 평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 주요 식재료인 돼지고기마저 인상한다는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B 사장은 "명절 기간동안 농가에서 수확이 되지 않아 채소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고기값까지 올라 재료비 부담이 커졌다"며 "음식값을 가격을 올릴 수도, 그렇다고 음식 양을 줄일 수도 없어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상륙한 지 사흘째인 19일 외식업 소상공인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돼지고기 값 인상으로 재료비 부담이 커지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식당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어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첫날인 지난 17일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1㎏당 5975원으로 전날 (4558원)보다 31% 급등했다.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이후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시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한 데 따른 것이다. 단기간 물량 부족을 우려한 중간 도매인들이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수급 영향과는 무관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외식업 소상공인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식재료비 부담이 커지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고조될까 우려하고 있다. 혹여 돼지고기 기피현상이 나타날 경우 매출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삼겹살구이집을 운영하는 C 사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체감염이 없어서 사람에게는 무해하지만, 소비자들의 걱정이 큰 만큼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음식값을 올릴 경우 손님들의 발길이 더욱 뜸해질 수 있어 당분간 기존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돼지고기를 식자재로 쓰는 외식업계 역시 이중고를 겪게 되는 만큼 세금 감면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부회장(종로구지회장)은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사태 등이 발생할 때마다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정부가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실태 파악에 나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매출 감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세제혜택 지원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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