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환경·영업수익 악화되기 전에 팔자 보험업계, 매각 '총력'


KDB생명 매각 절차 돌입…ABL·동양생명·더케이손보 등도 검토 중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10-01 오전 11:20:1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시장환경과 영업수익 악화를 겪고있는 보험업계가 서둘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금리 지속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향후 수익성이 더 하락하기 전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ABL·동양생명·더케이손해보험 등이 매각 절차에 돌입하거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B생명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인수자 모색에 나섰다. 산은은 앞서 매각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재무실사에 삼일회계법인, 계리실사에 밀리만(Milliman), 법무실사에 광장을 선임했다. 지난달 14일에는 킥오프(Kick-off) 미팅을 개시하고 매도인실사 및 잠재투자자 앞 사전미팅 등을 진행했다.
 
산은이 매각을 추진하는 지분은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와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KDB생명 주식 8,800만주(92.73%)다. 산은이 예상하고 있는 매각 가격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이다.
 
ABL생명과 동양생명도 매각이 유력시되고 있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중국의 안방보험그룹이 최근 해외자산을 빠르게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미국 15개 호텔을 58억달러에 매각했다. 15개 호텔은 안방보험이 2016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우량자산이다. 대부분 5성급 호텔로 희소가치도 높다.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MG손해보험 역시 매각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 계획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MG손보는 유상증자를 통해 내달 말까지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완료해야 한다. MG손보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새마을금고는 운용사(GP)를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로의 변경한 후에 자본확충에 나선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자회사인 더케이손해보험은 최근 경영 효율화를 위해 법률적인 자문을 의뢰했다. 자문 내용은 경영 효율화이지만, 보험업권에서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더케이손보의 매각가격과 인수자 확보 가능성 등도 검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잇따라 매각을 추진하는 데는 국내 보험시장의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향후에도 수익 개선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금리 하락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사업비율은 13.6%와 24.9%로 2016년 이후 상승하고 있다.
 
실적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 30곳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9.5% 줄어든 1조48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4곳의 생명보험사 순이익 역시 32.4% 줄어든 2조1283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지속과 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손실 급증으로 국내 보험사의 실적이 곤두박질하고 있다"면서 "특히나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에 따른 자본확충으로 향후 실적이 더 않좋아질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내부의 위기감이 반영되며 보험사들이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시장 수익성이 더 악화되기 전에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왼쪽부터)KDB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사진/각사 제공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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