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판매금지될까…은행권, 긴장모드


금감원, 금융위와 협의해 개선방안 마련 예정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10-01 오후 3:49:3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당국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 손실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이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주가연계증권(ELS)과 기타파생결합증권(DLS) 등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고(高)위험 상품에 대해 일정 부분 판매 제한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은행 내부에서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하는 목소리와 함께 당국이 과도한 제재를 가할 경우 자본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불러온 해외금리연계형 파생상품(DLF)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 논란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실관계 확정 등을 위해 우리·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소비자보호 취약요인, 제도적 미비점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서는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는 은행 등에 대한 제재와 관련 제도 가이드라인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이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 금지 여부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은 당국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실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국제공공자산관리기구(IPAF) 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미래를 생각한다면 보호장치를 마련하면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DLF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고위험 상품에 대해 일정 부분 판매 제한을 거는 방안과 판매과정에서 추가 보호 장치를 두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재발방지, 제재 등은 검사 중간결과라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제도개선까지 염두에 두고 전 과정을 살피고 있으며 합동검사를 꾸려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련의 상품 판매와 제조 설계 부분에 어떤 하자가 있는지 짚고, 이후 내부통제 강화, 판매 부분에서 어떤 규제를 강화할지 등을 금융위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협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직접적인 지침은 나오지 않았지만 파생상품 판매가 금지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내부에서는 수익 악화 우려와 함께 소비자 접근성을 저해하고 자본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뭐라고 평가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은행권에서는 이미 예대율 규제 등으로 은행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 판로를 완전히 막아버리면 비이자이익 확보 등이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투자 수요를 외면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B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에 오는 모든 고객이 단순히 예·적금을 위해 오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에 문제가 된 DLF 뿐만 아니라 ELㄴ라거나 펀드 등 많은 상품들이 고위험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사태로 파생상품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달라졌고, 고객들 또한 많이 알아보고 경계하는 분위기”라면서 “오히려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 삼아 제도를 좀 더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지침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스템 개선에 돌입했다. 은행 내부 성과지표인 KPI를 개선하고 금융투자상품 판매 체계를 고객 중심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강화를 위해 금융투자상품 판매 및 서비스 체계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며 “투자상품 판매 심의 절차를 강화하고, 고객 수익률 중심으로 영업점 평가체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의 투자 수익률과 자산이 증가함으로써 은행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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