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유럽증시, 미국 압박에 브렉시트까지


유로존·독일 경제부진도 지속…“악재 대비 필요”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10-0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유럽증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경제지표 부진에 미국의 관세 부과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브렉시트(Brexit)라는 불확실성도 남아있어 험난한 10월이 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유로스톡스50 지수는 3.43% 하락했다. 독일의 DAX30 지수도 3.34% 떨어졌고, 영국 FTSE 지수는 3.41% 내렸다. 이는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의 관세 부과의 영향 때문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의 에어버스 보조금 관련 판결이 유럽을 강타했다. WTO는 미국이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도 된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례는 EU가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손해를 입었다며 미국이 2004년 WTO에 제소한 것에 대한 판결이다.
 
판결 이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추가관세 부과 목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대형 민간항공기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되고 농수산물 및 기타 제품엔 25%의 관세가 붙는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자본재와 영국과 스페인의 농산물 등에 집중됐다.
 
EU도 보복관세 부과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EU상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EU는 똑같은 조치 이외엔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는 미국과 EU의 무역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WTO가 승인한 유럽산 제품에 100%까지 관세를 적용할 권한이 있다”며 “유럽이 보복 관세 부과를 대응할 경우,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율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경제지표가 부진한 점도 유럽증시에 부정적이다. 유로존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7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47.0)보다 악화된 수준이다. 유로존 경제의 큰 축인 독일의 9월 제조업 PMI도 41.7을 기록해 전월(43.5)보다 나빠졌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IHS마킷의 9월 종합 PMI은 50.1을 기록해 경기 확장으로 나타났지만 시장 전망치인 50.4를 하회했고, 독일의 종합 PMI는 48.5로 전월의 51.7과 시장 전망치 49.1을 밑돌았다. 이외에도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도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타나며 유럽의 경기둔화를 가리켰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유럽 증시가 오르기 위해서는 제조업 부문이 향상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유럽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제시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유럽증시의 리스크로 지속 작용할 전망이다. 브렉시트 협상 마감은 오는 31일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새 협상안을 EU에 전달했지만, EU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존슨 총리는 영국과 북아일랜드 국경에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통관절차를 해결하자는 협상안을 제시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딜 브렉시트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EU 측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자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세계 어떤 국경에서도 이런 통관 절차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양측이 합의점에서 도달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브렉시트 관련 소식이 이달 내내 유럽증시를 짓누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럽 내 가장 큰 리스크는 정치적인 불확실성”이라며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협상 중이지만 서로가 만족할 만한 방안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브렉시트 노이즈에 따라 증시 불안도 계속 커질 것”이라며 “유럽증시 불안이 글로벌 증시로 확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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