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신용법 나온다…채권-채무자간 자율적 채무조정 추진


채권자 일률적 회수방식, 채무자 고통만 줄뿐 회수 가능성 낮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10-08 오후 1:08:46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앞으로 채권-채무자간 자율적 채무조정이 진행된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채무조정 협상을 요청할 경우, 채권자는 이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한다. 또 채무자의 연체부담이 끝없이 증가하는 연체이자 부과방식도 제한된다. 채권자인 금융회사가 업체에 추심을 위탁하더라도, 금융회사는 소비자보호를 위한 관리책임을 지속해야 한다.
 
8일 금융위는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TF'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소비자신용법' 제정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TF에는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감독원, 신용회복위원회, 외부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연간 약 260만명이 단기 연체 채무자(연체 5~89일)로, 연간 26~28만명이 금융채무불이행자(연체 90일이상)로 등록돼 있다. 일부는 자력으로 변제에 성공하지만 다수의 채무자는 장기연체자로 전락하는 상황이다.
 
당국은 연체채권 회수구조가 금융권의 건전성관리에만 집중되고, 소비자보호 책임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연체가 통상 30일 지속되면 기한이익을 상실해 채무자는 원리금 전체를 상환해야 한다. 이를 일시상환하지 못하면 연체가산이자가 급증하는 구조다.
 
특히 국내 금융권은 채무자 재기지원보다, 과도한 추심압박을 통한 채권 회수 극대화 관행이 지배적이다. 현재 연체채권 관리에 대한 규율체계가 없고, 채권자는 배임책임을 면하기 위해 최대한 추심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채무자는 연체기간이 길어질수록 상환능력이 급감한다. 즉, 채권자의 추심강도가 높아지는데 채무자의 상환능력은 낮아지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당국은 금융회사(채무자)가 스스로 소비자보호 책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채권-채무자간의 자율적인 채무조정 협상'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채권자가 일방적으로 독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채무자가 채권자에 채무조정 협상을 요청할 경우, 채권자는 이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한다. 협상기간 동안 채권차의 일방적인 추심은 금지된다. 또 채무자를 지원해 채무조정 협상에 참여하는 '채무조정서비스업'도 도입될 계획이다.
 
연체가 길어질수록 이자가 끝없이 증가하는 이자부과 방식도 제한된다. 채무자는 연체가 길어질수록 회수율이 낮아진다. 회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원금 범위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높은 이자부과 방식은 사실상 채무-채권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에 당국은 그간 관행적으로 진행된 채무 소멸시효의 연장을 막고, 채무 소멸시효를 완성하는 관행을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앞으로 채권자는 추심을 업체에 위탁해도 소비자(채무자) 보호를 위한 관리책임을 지속해야 한다. 그간 채권자는 채무자의 개별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회수방식을 지속해왔다. 채권자는 관리비용 절감을 위해 업체에 추심을 위탁하지만, 오히려 상환능력을 상실한 채무자에게는 과도한 고통을 유발시키고 있다. 당국은 추심기관마다 다른 규율을 정비해 동일규제 원칙을 확립할 예정이다.
 
손병구 금융위 부위원장은 "여전히 과도한 추심압박으로 채무자의 호소가 존재한다"며 "채권자의 유인구조를 채무자 친화적으로 개편하는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이번 TF 논의결과를 토대로 소비자신용법 제정방안을 내년 1분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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