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원도 비싸다'…은행권, 오픈뱅킹 이체수수료 무료 정책 유지한다


"무료 인식·은행간 경쟁 등 유료 전환 어려워…은행별 연간 200억원 수준 부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11-12 오후 3:16:4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앞으로 소비자가 내는 오픈뱅킹 계좌 이체 수수료가 시범운영 기간이 끝나도 무료로 운영될 전망이다. 은행권에선 이미 오픈뱅킹을 접한 고객들이 서비스를 무료로 인식하고 있고, 은행간 경쟁이 확대됨에 따라 유료 전환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손해를 보는 상황이지만 일부에서는 사실상 모바일 이체 서비스 무료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픈뱅킹 시범운영에 나선 신한·국민·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시범운영에 도입한 무료 수수료 정책을 유료 전환 없이 계속해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들 은행은 선제적으로 ‘타행간 송금’ 서비스를 도입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향후 오픈뱅킹 안정화 이후 점진적으로 이 서비스를 도입할 다른 은행들도 무료화 동참이 불가피해졌다.
 
은행 관계자는 “시범 기간이지만 고객들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0원으로 인식하고 있어, 향후에도 고객께 이용료를 요구하기가 어렵다”며 “이미 무료서비스의 도입 때부터 내부적으로 이런 허들 형성을 생각해 수수료를 물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App)에서 타행 계좌의 이체·조회가 가능한 금융서비스다. 현재 오픈뱅킹 시범운영에 참여한 다른 7개 은행들은 타행 계좌잔액을 자행 계좌로 옮기는 서비스만 열고 한시적으로 이체 비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국민·농협은행 등 은행들은 고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타행간 송금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고, 이 거래에 발생하는 수수료까지도 부담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더해 무료 서비스 제공에 기한을 정하고 있지 않아 내달 서비스 본격화 이후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타행에서 자행·자행에서 타행·타행에서 타행 등 은행 계좌간 발생했던 이체 수수료가 모두 면제되는 것이다.   
 
이미 오픈뱅킹 내 이체수수료를 바라보는 고객들의 눈높이는 0원으로 굳고 있다. 농협은행은 타행간 송금 서비스에 500원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지적을 받고 지난 8일 급히 면제로 전환키도 했다. 
 
과거 카카오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도입 초기 실시한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지 못한 바 있다. 이를 경계하는 고객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이유에서다.
 
은행들은 오픈뱅킹 안정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타행간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지만 먼저 타행간 송금 서비스를 개시한 은행들이 수수료 제로를 선언함에 따라 선택지가 사라졌다. 타행간 거래에도 수수료 비용을 껴안는 은행들에 비해 고객 서비스가 뒤쳐진다고 비칠 수 있어서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거래당 20~50원 수준이지만 비용 부담을 스스로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권 내부에선 은행별로 연간 100억~200억원 수준의 수수료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아직 도입단계지만 자행 내부에선 수수료 수익보다 오픈뱅킹의 활성화를 통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본다”며 “처음부터 한시적이란 표현 사용을 않은 만큼, 기한과 제한이 없는 고객 편의 확대 및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으로 은행간 경쟁이 확대돼 앞으로 소비자가 은행에 내는 이체수수료가 ‘0원’이 될 전망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를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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