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농협은행장, 소성모 상호금융 대표-이창호 수석부행장 2파전


‘복심’이냐 ‘총선 염두’냐…김병원 중앙회장 의중 관권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9-11-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차기 농협은행장 자리를 놓고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와 이창호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의 2파전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소성모 대표는 역대 은행장이 거쳐간 코스를 밟고 있다는 점과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과 같은 지역인 전라도라는 지역기반에서 힘을 받는 상황이다. 이창호 수석부행장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 파견근무라는 경험과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한 경력 등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특히, 김병원 회장이 국회의원 출마가 예상되고 있어 현 정부와 여권에 네트워크가 있는 이 수석부행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차기 은행장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앞두고 새 후보 선정을 위한 물밑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이 나주·화순 공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마지막 인사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1조1922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27.6% 증가하는 등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괄목할 실적이 두드러지지만 3년 임기의 전례가 없다는 점과 경기도 출신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이날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기자와 만난 이 행장은 “(임기 간) 잘 봐주신 덕분에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며 “(3연임 여부는) 임추위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새 농협은행장 인선에는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과 각 후보들과의 관계 및 지역기반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은 농협금융지주의 계열사이며,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단일주주 지배구조이다. 
 
우선 소성모 농협조합중앙회 상호금융 대표가 유력 행장 후보로 꼽힌다. 1959년생인 소 대표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주 해성고와 전북대 경영학과, 전북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통상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범 농협 내에서 농협은행장보다 서열이 높다는 인식이지만, 이 행장과 상호금융 대표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농협금융의 역점 사업인 디지털 금융에도 스마트금융부장, 디지털뱅킹본부장 등의 실무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소 대표는 지난 2015년 농협은행 전북본부장을 끝으로 퇴직했다가 2017년에 농협은행 부행장(디지털뱅킹본부)으로 발탁될 정도로 김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나주출신인 김 회장이 임기를 마치기 전 자신과 손을 맞춰온 측근에 대한 자리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하지만 김병원 회장이 총선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되면서 이창호 농협은행 수석부행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961년생인 이 수석부행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진해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부경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농협은행 마케팅부문장으로 대외사업을 하다가 올해부터는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자리해 안살림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농촌봉사활동을 기획해 호평을 받는 등 농협 조직과 농협은행에 대해 이해가 깊다는 평가이다.
 
특히 이 수석부행장은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근무를 했던 이력이 눈에 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지역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이 수석부행장이 지난 2018년 농협은행 중앙으로 약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차기 공천을 염두에 둔 김 회장이 농협이 보유한 당원과 정부와의 관계 등을 쉽게 외면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최창수 농협금융 부사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주 부사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2대 이경섭, 3대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 등이 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전례가 있다. 하지만 나주 출신인 김 회장과 동향이라는 점이 장점과 동시에 시기상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내외부에서는 임기가 종료되는 차기 농협상호금융 대표 자리에 최 부사장의 선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따라 오는 15일 은행장 후보 롱리스트를 받는 임추위를 열고 2~3차례 걸쳐 후보 논의를 진행해 내달 중순께 신임 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낸다. 별도 결격사유가 없으면 바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은행장을 선정하게 된다.
 
한편 이번 임추위에는 농협생명·손해보험·캐피탈 대표의 연임 여부도 함께 논의된다. 농협생명과 캐피날은 연임이 예상되고 있으며 2년 임기를 지낸 오병관 NH농협손보 대표의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병원 회장이 마지막 인사에서 지역을 챙길지 공천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할지는 15일 이후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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