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금융, 행정소송 땐 승소 가능성"


전문가들 DLF사태 CEO 징계 근거에 의문…"책임 물을 수 없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2-0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책임을 물어 은행 CEO들에 대한 중징계를 사실상 확정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징계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것으로, 은행들이 행정소송에 나설 경우 징계 수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지난 30일 진행한 DLF 불완전판매 관련 부문검사 결과조치안 심의·결정을 두고 금감원과 우리·KEB하나금융 간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각각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3년간 금융사 임원으로 신규 선임이 불가능하다. 연임이 결정돼 3월 주주총회 승인만 앞두고 있던 손 회장과 차기 하나금융 회장으로 유력시되는 함 부회장으로선 날벼락이다. 두 금융사 입장에서도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중차대한 상황에 놓였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지배 구조법에 명시된 '임직원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심의 결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행 측은 일부 내부통제 부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규제가 직접적인 제재 기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해왔다. 과거 감사원에서 지적한 '포괄적인 규제로 제재하지 말라'를 내용을 반복한다는 논리다.
 
한 행정소송 전문 변호사는 "관리감독 체계·보고는 감독자가 책임질만한 구조가 돼야 하는데 매뉴얼에 명시된 내용을 일선 직원들이 따르지 않았다고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은행들이 일부과실에 대해 인정하는 만큼 처분이 과중하다고 판단되면 소송을 통해 일부승소까지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회에) 관련법이 계류 중이라, DLF와 관련된 내부통제가 이행됐어도 CEO에게 물을 책임은 없다"고 말했다.
 
법리적 관점을 떠나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빠른 시일 내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오는 3월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하는 과정을 앞두고 있다. 금감원의 징계에 대한 금융위원회 의결이 이르면 2월 중순께 날 수 있어 징계 통지가 주주총회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곧바로 법원에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행정소송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행정소송을 제기해 최종징계 확정이 법원의 판단 이후로 미뤄지게 되면 그 기간 만큼의 부담을 손 회장은 덜게 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사진들이 어떻게 대응방안을 마련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함 부회장은 하나금융의 차기 유력한 회장 후보다. 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 징계수위를 낮추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 행정소송을 통해 징계수위가 낮아진다면 차기 회장 도전에 청신호가 켜진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어떤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사진 왼쪽),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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