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이란 다야니에 "ISD패소금 줄여달라"


"국익 위해 패소금 인하 방안 모색"…가격조정 물밑협상 본격화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2-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정부가 이란 다야니 가문이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에서 패소하면서 물어야 할 패소대금 730억원에 대한 네고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란 제재 등 당시 한국 정부가 계약금을 몰취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ISD 패소금 730억원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이란 다야니 가문과 협의 중"이라며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대한 선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영국고등법원은 대우일렉트로닉스 ISD 패소와 관련해 한국정부가 제기한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정부와 채권단(캠코·우리은행 등39곳)은 730억원을 이란 다야니 가문에 지급해야 한다. 당초 계약금은 578억원이지만 지연이자가 붙어 배상금액이 늘었다.
 
정부가 네고협상에 착수한 데에는 이번 사안이 '중재' 판결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재는 당사자 간 협의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확정판결은 중재가 확정된 의미"라며 "중재란 개념은 소송이 아니고 조정과 비슷해 협의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근거로 이란 다야니 가문을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몸을 낮추는 방향을 택했다. 당시 계약금을 몰취할 수밖에 없던 사정을 상세히 설명한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복잡한 사정자체가 있으니 감안해달라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복잡한 사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잡한 사정'의 의미를 미국의 이란 제재로 꼽는다. 2010년 당시 우리나라 정부 측이 미국의 이란제재를 의식해 이란 자본의 대우 인수를 막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당시 이란 측은 미국의 이란 제재 때문에 거래가 취소됐다는 의심을 했다"며 "ISD 중재 측도 이란 다야니 가문이 미국의 이란 제재와 연관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걸 종합해보면 정부가 말하는 '복잡한 사정'은 우리가 관리할 수 없는 범위 밖의 외부사정을 얘기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즉 복잡한 사정이란 이란 제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제재 이슈는 있다"면서도 "지금은 최적의 금액을 찾도록 이자와 원금 부분을 최대한 협의하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2010년 4월 다야니는 자신이 세운 싱가포르 회사 D&A를 통해 대우일렉을 매수하려다 실패했다. 다야니 측은 채권단에게 계약금 578억원을 지급했으나 채권단은 '투자확약서(LOC) 불충분'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다야니는 당시 계약 보증금 578억원을 돌려 달라고 했으나 채권단은 계약 해지의 책임이 다야니에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다야니는 2015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고,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는 패소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2020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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