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농수산물시장 임대료 인상 논란…마포구 "임대료 정상화" vs 상인회 "일방적 계약"


시설관리공단, 임대기간 만료 한달 전 계약기간 '2년→1년 단축' 등 통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2-0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서울 서북권의 대표 시장인 마포농수산물시장이 임대료 인상을 골자로 한 임대차 계약 갱신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마포구청으로부터 위임받아 시장을 위탁 관리하는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은 "마포농수산물시장 임대료는 서울시 내 다른 재래시장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며 "임대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상인회는 "시설관리공단이 상인들과 협의 없이 계약 갱신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원만한 합의점을 찾으며 상인들을 설득하기보다 소송을 빌미로 계약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일 마포구시설관리공단과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회 등에 따르면, 2020년도 임대차 계약 갱신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린다. 갈등은 지난해 11월29일 시설관리공단이 상인회에 보낸 공문에서 비롯됐다. 공문은 '2020년도 마포농수산물시장 임대차 계약 갱신'과 관련해 인상률을 현재보다 5% 인상하고, 임대차 기간은 1년으로 했다. 기존엔 계약 기간 2년, 임대료 인상률은 4~5% 선에서 협의해 정했다.
 
시설관리공단이 임대차 계약 방식을 바꾼 건 시장부지 지가 및 시설관리·인건비 등이 계속 상승했다는 이유다. 시설관리공단 측은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월평균 임대료는 약 13만원으로 마포구 내 공덕시장(18만원~22만원), 월드컵시장(20만원~25만원), 망원시장(25만원~30만원) 등에 비해 낮다"며 "시장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계속 구의회 등에서 지원받았는데, 시장 자체적으로도 임대료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임대차 계약 방식 변경 소식에 상인회는 즉각 반발했다. 우선 임대차 계약 변경이 2020년도 계약 만료 시한 한달 전에 통보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공문이 전달된 건 지난해 11월29일, 계약 시한은 12월31일인데 한달 만에 임대차 계약 조건이 변경된 것을 수용할지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상인회 측은 임대차 계약 변경은 "시설관리공단이 적자를 메우고자 상인들에게 비용을 전가할 목적"이라고 전했다.
 
결국 시설관리공단은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31일까지 새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새해부터 임대차 계약 해지 및 명도 이전을 통보했다. 아울러 명도소송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새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은 나머지 상인들은 공식적으로 새해부터 임대차 계약이 해지, '무허가 영업'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상인회는 시설관리공단의 이런 일처리에 비판적이다. 임대차 계약을 변경할 땐 상인들과 어떤 협상도 없더니 이번엔 '법대로 안 했으니 법대로 소송하겠다'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상인회 측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매년 5% 인상률로 계약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단 '세부 인상률은 차후에 비용여건 등을 반영해 협의한다'는 조건만 달면 수용하려고 했으나, 시설관리공단에서는 '불가'만 나타냈다"고 했다.
 
상인회 측은 "마포농수산물시장은 1998년 문을 연 이래 22년간 줄곧 2년마다 시설관리공단과 상인회가 협상을 통해 임대료 인상률은 정하고 계약했다"면서 "공단 운영관리 규정 제2조에도 '2년에 한번 갱신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했는데, 갑자기 계약 방식을 바꾸는 것은 신의성실 보호원칙에 어긋난다"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시장 상인화와 마포구청,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이 임대차 계약 갈등을 겪는 가운데, 시장 안에는 '임대료 인하와 계약기간 2년 원칙'을 주장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시설관리공단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설관리공단 측은 "'매년 임대료 5%인상'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137개 점포를 조사하니 가장 임대료가 많이 오르는 가게가 연간 200여만원 느는 정도"라며 "한달로는 20만원 정도 오르는 건데, 상인회는 마치 갑자기 큰 부담을 받을 것처럼 여론을 호도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위 기관인 서울시청과 마포구청은 서로 책임을 미뤄 사태를 더 꼬이게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청 측은 "서울시는 마포농수산물시장 사용 허가를 마포구에 부여했고, 임대차 계약 등 운영은 마포구나 시설관리공단의 역할"이라며 "우선 마포구과 시설관리공단이 상인회의 애로 사항을 확인해 조치를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원활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마포구청 측은 "마포농수산물시장 관리는 시설관리공단에 위탁을 줬다"며 "임대료 계약은 시설관리공단이 담당이라 구청에서 특별히 할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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