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장애아동 팔 잡아당긴 보육교사 무죄 확정…"훈육 목적"


"교육 과정의 단호한 지도방법으로 봐야"…원심 유지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2-04 오후 4:14:3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발달장애 아동의 팔을 세게 잡아당긴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교사의 행위를 훈육 목적의 교육 과정에서 발생한 단호한 지도 방법으로 봤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이 합리적 범위 안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지도 방법을 택했고, 이는 계속된 훈육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신체적 학대 행위를 부정했다며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지난 2016년 4월 제주시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 당시 5세였던 A양이 놀이도구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바닥에 드러누웠다는 이유로 A양의 팔을 세게 잡아 타박상 등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고인의 행위를 두고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폭력'으로는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에 대한 충분한 증명이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이 사건은 피고인이 한 달 반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피해 아동을 돌봐 온 시점에서 똑같은 문제행동이 발생한 사건 당일 더 단호한 지도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며 "이는 오히려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 아동이 장애아동이기는 하나 일정 부분에 대해 적극적 훈육이 없이는 문제행동의 개선이 되지 않거나 더뎌질 수도 있는 점, 그렇게 된다면 피해 아동의 사회성이나 장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점, 피해 아동이 드러누워 울면서 떼를 쓰고 놀잇감에만 집착하면서 피고인을 물려고 달려드는 상황이었던 이 사건에서 처음부터 그냥 스스로 진정되도록 둬야 한다거나 일정 시점에서 계속 고집을 부리는 피해아동으로부터 피했어야만 학대가 되지 않고 올바른 훈육이었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더 그러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합리적 범위 안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지도 방법을 택했고, 그것이 문제 된 당일 하루만의 일회성이 아닌 계속된 훈육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면 단편적인 행동에 다소 부드러움이 부족한 면이 있다고 해서 바로 학대 행위에 포섭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이는 아동의 보호자가 별다른 교육적 지도 없이 다치지 않게 관리만 하는 소극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서 특히 상대적으로 훈육이 쉽지 않은 장애아동의 건전한 발달과 성장을 위해서라도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심은 "피고인이 고의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다거나 피고인이 고의로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게 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피해 아동이 놀이 후 정리하기를 거부하고 드러눕는 등 고집을 부리는 문제 상황이 발생해 훈육의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더 단호한 지도 방법으로서 피해 아동의 팔을 잡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된 것으로 일련의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많다"며 "또 피고인의 사건 당일 행위 전후를 포함한 일련의 행위가 피해 아동의 지도에 관한 내용으로 일관돼 있고, 그 일련의 행위 중에 피해 아동을 손으로 때린다거나 발로 차는 등 적극적인 가해 의사가 추인될 만한 행동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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