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세포치료제 신화 명암…'기사회생' 라정찬·'사면초가' 이우석


라정찬, 주가조작 혐의 무죄판결…이우석, 구속 상태로 재판 준비 중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2-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세포치료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던 도중 추락한 라정찬 네이처셀 회장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주가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은 라정찬 회장이 무죄를 받으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이우석 대표는 최근 구속 기소되며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는 네이처셀 주가 조작 혐의를 받은 라정찬 회장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라 회장이 지난 2017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품목허가 승인을 신청한 뒤, 허위·과장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부풀린 것으로 판단했다. 또 자체 설립한 인터넷 언론사를 통한 과장기사와 허위공시 등을 통해 총 23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봤다. 
 
실제로 네이처셀 주가는 2017년 3월 4000원 수준에서 이듬해 3월 6만원을 훌쩍 넘어서며 100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3월 식약처 허가가 반려되면서 회사 주가는 급락했고, 이후 회사 측이 고의로 주가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기업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홍보에 나서는 것은 표현의 자유며, 제출된 증거만으로 주가조작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로부터 12년의 징역과 벌금 300억원 등을 구형받은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결과라는 평가다. 라 회장 무죄 판결 이후 네이처셀의 주가는 곧바로 상승제한폭까지 올라 장을 마감했다. 
 
이번 라 회장 무죄 판결에 네이처셀과 함께 '세포치료제 기업의 몰락'이라는 공통 분모 속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코오롱생명과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죄 판결로 한숨돌린 네이처셀과 이우석 대표가 구속된 채 재판을 진행 중인 코오롱생명과학의 분위기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세계 최초의 유전자 골관절염 세포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인보사'는 지난 3월 사상 초유의 주세포 성분 변경 파문을 일으키며 목전에 뒀던 미국 임상 3상 중단은 물론, 국내 허가취소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 대표는 인보사의 식약처 품목 허가과정에서 주세포를 고의로 허위 기재한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이 아직 혐의가 확정된 사실이 없고, 직무대행 체제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대표 구속으로 인한 수사 탄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대표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주주와 투여환자들에 의한 수백억대 소송과 허가취소 관련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코오롱생명과학의 타격은 물론,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폐지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대표 재판이라는 공통 분모를 지녔던 양사의 연결고리는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인보사 국내 허가 취소와 해외 임상 중단 이후 이를 대체할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인트스템이 후보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조인트스템은 지난해 국내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며, 미국 2b/3a상을 앞두고 있다. 구속 상태의 이우석 대표와 달리 자유로워진 라 대표 상황에 개발 일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있어 대표의 부재는 의사결정 과정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라며 "해외 임상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인보사의 국내 허가취소 행정 소송이 마땅한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고, 기간 역시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초 인보사의 기대감을 조인트스템이 고스란히 흡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허가를 허위로 받은 혐의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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