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를 잡아라" 배터리 업계 '동분서주'


전기차 배터리 급성장 대비해 장기 공급계약·합작법인 설립 나서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2-12 오전 6:03:13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핵심 소재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시대 본격화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터리사들은 소재업체들과 잇따라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에코프로비엠과 올해부터 2023년까지 2조7413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할 양극재 생산을 위한 전용공장을 건설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고 이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성능으로 이어진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이 예고되면서 수조원대의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는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배터리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사진은 LG화학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은 지난달 포스코케미칼과 1조8500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에는 벨기에 유미코아와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총 12만5000톤의 양극재를 조달받게 된다. 38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10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유미코아는 NCM 양극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선두업체다.
 
삼성SDI는 에코프로비엠과 배터리 소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법인명은 에코프로이엠으로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480억원, 72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40%, 60% 나눠 갖는 구조다. 이달 중 법인 설립이 마무리되면 올해 안에 생산라인 착공에 들어간다. 가동은 2022년 1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업체가 소재 기업과 중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 설립에까지 나선 것은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이 예고돼 있고 이에 따라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수요도 급증하게 돼 있다"며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일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올해부터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경영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난 555만대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의 중심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이미 두드러진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지난달 독일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만6131대로 작년 1월보다 138.4% 늘었다. 프랑스와 영국도 각각 1만대, 9000대가량이 팔리면서 160%, 1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역에서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당장은 미국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주들이 전기차 육성정책을 도입하고 있어 점차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이고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은 전 세계로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업체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3조80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도 3조원을 투입해 100GWh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추가로 20GWh를 증설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말 헝가리와 중국 창저우에 각각 7.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었고 현재는 미국에 9.8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총 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고 지금은 제2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의 생산 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세계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116.7GWh로 전년 대비 17%가량 늘어난 가운데 LG화학은 6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점유율은 10.5%로 3.1%포인트 확대됐다. 삼성SDI도 평균을 웃도는 20.9%의 성장률을 보였고 SK이노베이션은 132.4%의 증가율로 사상 처음 톱 10에 진입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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