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할인은 기본"…코로나에 성수기에도 '항공권 떨이'


50~60% 저렴해진 항공권 '콸콸'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2-13 오전 6:03:0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여행 수요가 줄자 항공권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중국, 대만 등 중화권 노선 왕복 항공권이 10만원 초·중반대부터 시작하는 가운데 제주도의 경우 편도 3000원 티켓까지 풀렸다.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한 출혈 경쟁이 심해지는 형국이다.
 
12일 항공권 가격 비교 서비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오는 28일(금)에 출발해 주말을 끼고 3월 2일(월) 돌아오는 인천~칭다오 노선 최저가는 11만6000원이다. 이 일정으로 중국 웨이하이·옌지는 14만6000원, 상하이는 17만7000원에 살 수 있다.
 
중화권 노선인 홍콩도 같은 일정을 최저 14만원부터 구입할 수 있으며 마카오는 17만원부터 항공권을 팔고 있다. 대만 노선인 인천~가오슝은 13만3000원부터, 인천~타이페이는 18만8000원부터 가격이 시작한다. 이러한 가격에 항공권을 내놓은 항공사는 대부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여행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이 한산하다. 사진/뉴시스
 
50% 이상 저렴해진 항공권…"빈 좌석 채우자"
 
항공권 가격은 최고 가격인 정상 운임을 기준으로 시시각각 달라진다. 항공업계에서는 통상 정상 운임을 적용했을 때 75% 이상 탑승률을 기록해야 수익이 난다고 본다. 공급과잉 탓에 성수기를 제외하고 정상 운임을 다 받는 경우는 드물며 휴일이 껴있거나, 인기 노선일수록 가격은 비싸진다. 1~2월은 방학이 있어 항공업계에서는 성수기로 통한다.
 
이날 기준 11만6000원에 살 수 있는 인천~칭다오 노선의 경우 7~8월 성수기 가격은 20만원대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칭다오 노선 가격은 이때보다 약 50% 저렴한 것이다.
 
홍콩과 마카오도 성수기에는 20만원 중반대부터 30만원 중반대 사이에 가격이 형성된다. 10만원 중반대인 현재 가격이 약 50% 저렴한 것. 가오슝과 타이페이도 30만원대로 현재 성수기보다 10만원 이상 가격을 깎아 판매하는 셈이다.
 
1~2월 항공권 가격이 7~8월 휴가철보다 저렴할 수는 있지만 이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LCC 관계자는 "빈 비행기를 띄우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반값 항공권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서울이 편도 3000원짜리 제주 항공권 특가이벤트를 12일 진행했다. 사진/에어서울
 
3천원 제주 편도까지…동남아·일본도 가격 '뚝'
 
문제는 전반적인 여행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화권은 물론 국내 대표 여행지 제주도와 동남아 항공권 가격까지 추락했다는 점이다. 일본 노선의 경우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이후 수요가 크게 줄었는데 신종 코로나까지 겹치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에어서울은 12일 김포~제주 노선 특가이벤트를 했는데 편도 3000원짜리 항공권을 판매했다. 택시 기본요금보다 저렴한 운임으로 내놓은 것이다. 유류세와 공항세를 더한 편도총액은 1만2500원으로 왕복 항공권을 사도 2만5000원이다. 앞서 티웨이항공도 편도 3000원짜리 항공권을 선보였다.
 
특히 금요일에 출발해 일요일에 돌아오는 이른바 '황금 요일' 항공권도 6만원이면 살 수 있다. 제주 왕복 항공권은 비수기에는 약 10만원대 가격으로 팔린다.
 
세부, 푸꾸옥, 다낭 등 동남아도 성수기 가격보다 약 40%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세부는 17만원대부터, 푸꾸옥과 다낭은 20만원 초반대부터 가격이 형성됐다.
 
일본 노선의 경우 지난해 7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항공권 가격이 이미 많이 하락했지만 신종 코로나까지 겹치며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중국, 홍콩, 대만, 동남아 항공권 가격이 이처럼 낮았던 적은 없었다"며 "수익성 악화를 넘어 생존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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