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창업과 무용지용(無用之用)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05-19 오전 6:00:00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업종에서는 아사(餓死)직전에 이르렀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중소기업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대기업도 항공운송과 같은 업종이나 해외무역과 같은 시장상황에 따라 고전을 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고 있는 가운데 그간 대규모 일자리를 제공했던 전통적 제조업은 적절한 구조조정과 스마트공장으로의 변모를 통한 원가절감과 생산성향상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반면 문화콘텐츠나 바이오·의약품, 언택트(,Untact)분야와 같이 일부산업이나 소비자접근방식이 다른 경우에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나아가 새로운 분야의 창업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호기라며 의욕을 보이며 ‘희망가’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한해 신설법인 수가 10만개를 넘어서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기술창업과 20~30대 사업자의 법인설립도 대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레드오션(red ocean)에서 치열하게 제로섬게임을 하는 생계형 창업보다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술창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창업은 사업화에 성공하고 자본마련과 마케팅을 잘하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다. 사회적 요구인 고용창출을 통해 실업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시장형 창업도 중요하다. 시장형 창업은 기존의 상품이나 기술을 새로운 시장이나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상품화, 무역이나 유통을 통해 이루어진다. 새로운 수요에 접근한다는 점에서는 기술형 창업과 큰 차이가 없다. 창업가들이 틈새상품이나 시장을 찾아내는 시장형 창업은 BC3세기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장자(莊子)가 언급한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스토리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장자의 ‘남백자기’라는 사람이 길을 걷다 큰 나무를 보았다. 나무가 어찌나 굵고 큰지 수레 1000대를 숨길 정도였다. “훌륭한 나무구나”라고 감탄하면서 잘 살펴보니 가지는 구불구불해서 마땅히 쓸데가 없었고, 밑동은 뒤틀리고 속이 비어 있었다. 잎사귀를 따서 입에 물고 씹어 보니 거칠고 냄새가 고약했다. 남백자기는 “쓸모없는 나무라서 아무도 베어가지 않아 이토록 크게 자랐구나”라고 했다. 그 나무는 동네어귀에 우뚝 서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쉼터로써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쓸모없다 했지만 다른 쓸모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어느 장수가 길을 걷다가 찬물에 빨래하는 노인을 만났다. “겨울 찬물에 빨래하는데 어찌 손이 그리 고우냐?”고 물었다. 노인은 손이 트지 않도록 나름 연고를 만들어 바르고 있었다. 장수는 노인에게 연고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 했고 이를 가지고 왕에게 갔다. 추운 겨울 전쟁이 났다. 장수는 왕에게 전장에 보내주면 승리하겠노라 했다. 전쟁터의 상대방 군사들이 얼굴과 손이 갈라지고 터져 고통스러워했다. 장수는 전투의욕이 떨어진 상대군사를 제압하여 승리했다. 장수는 노인이 개발한 연고를 전국에 보급했다. 장자는 무용지물이 실상은 다른 사람에게 매우 쓸모 있고 유용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창업은 아무도 관심이 없거나 쓸모없는 것에서 누구에게나 유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창조적이고 도전적이며 열정적인 사람들이 말이다.
 
정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창업을 통한 신산업과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창업지원에 나서는 가운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창업에 발을 내딛고 있다. 코로나19를 모범적으로 대처한 우리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를 기회로 새로운 분야에서 ‘무용지용’의 지혜로 세계적인 K브랜드를 만들어내자. 기회는 어려울수록 찾아오고 틈새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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